황홍지엔은 서둘러 기억난다고 말했다;
"당신 그때 꽤 인기 있었어요., 뭐랄까 일종의 고귀한 기품이랄까 그래서우리들은 감히 접근할 수 없었고 그저 먼데서 당신을 마음 속으로만 그리고 있었지.
나는 정말 내가 당신과 오늘처럼 이렇게 가깝게 될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어요.
쑤 아가씨가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학교 다닐때의 옛 일들을 몇가지 얘기했고, 황홍지엔이 보기에 결코 자기에게 말할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보이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
"나는 가야겠네요, 당신 오늘 저녁 어머니를 모시고 외식 해야만 한다니까."
쑤 아가씨가 말했다.
"나 오늘 외식 없어요, 그거 그냥 핑게 댄거예요.
왜냐하면 씬메이가 당신에게 너무 무례하게 굴어서 내가 그의 오만한 기를 꺽으려고 그랬던거예요."
황홍지엔이 너무 고마워하며 말했다. " 당신 니에게 너무 잘해주네요!"
쑤 아가씨는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어떤 때는 나는 정말 당신에게 이렇게 잘해주고 싶지 않았어요."
이때 공기속에서 당연히 그가 해야할 사랑의 말이 입 주위로 꿈틀꿈틀 모여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침묵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쑤아가씨가 소파에 손을 올려 놓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와서 얼른 손을 뻗어 그녀의 손등을 살짝 쳤다.
쑤 아가씨는 손을 빼지 않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가세요. 내일 오후 일찍 오셔야해요."
응접실 문앞에서 그녀가 배웅했는데 홍지엔이 계단을 내려가지 그녀가 불렀다 "홍지엔"
홍지엔이 또 무슨 일인가하고 되돌아가 물었더니 그녀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아무 것도 아녜요. 여기서 당신을 보고 있는데 당신은 왜 앞만 보고 달려 가나요 뒤도 좀 돌아 보지 않고?
하하하, 나는 여자가 아닌가봐, 당신 뒤에도 눈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 - 내일 일찍 오세요."
홍지엔이 쑤씨 집을 나오니 자신도 마치 봄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은밀한 의기 투합도 있었고 이제는 두시간 전의 봄과 무관한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이 아닌 것이다.
길을 걸을때 신체가 가벼운 것이 마치 지면위에서 붕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단지 두가지 작은 일만이 마음에 걸렸다.
첫째는 그때 쑤 아가씨의 손을 만지지 않았어야 했지만 당연한 듯 그녀의 말로 하지 않는 다른 의미를 모르는 척 가장했던 일이다.;
자기는 항상 마음이 약해서 여자들이 하자는대로 따르기만 했고, 그녀들에게 집쩍거릴 생각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언동을 확실하게 하여 장난삼아 한 일이 진짜 가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둘째로, 탕아가씨는 남자 친구가 많다는데 아마 애인도 있을 것이다.
홍지엔은 화가 나서 난폭하게 지팡이로 주위의 나무를 쳤다.
일찌감치 단념해야 하는데 기껏 미성년자 여자 애에게 휘둘리고 있다니 정말 창피스런 일이다!
망연하게 서있다가 별로 내키지도 않게 전차에 뛰어 올랐는데 옆자리에서 한쌍의 청춘 남녀가 소근소근 정담을 나누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 애는 한아름의 교과서를 무릎에 놓고있고 여자애는 모두 영화배우 사진으로된 종이로 싼 책을 갖고 있었다.
그 여자애는 불과 십육칠세 정도 밖에 안되어 보였는데 얼굴에 화장을 덕지덕지 하고 루즈까지 발라서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보였다.
홍지엔이 생각하기에 상해는 문명화 된 지역으로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데 중학교 여자애가 벌써부터 겉면만 번드르르 페인트 칠을하고 회칠을 해서 손님을 부르는 가게처럼 남자 고객을 불러 모으고 있으니 이런 것은 외국에서도 드믄 일이었다.
이 여자애가 얼굴로 성실을 가장하고 있더라도 아무도 그녀가 얼굴 위에 바른 얇은 밀전병 만큼이나 두꺼운 연지곤지가 그녀의 진면목이라고는 믿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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