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종서의 위성

31p윗부분 (전종서의 위성)

황씨 부인은 매우 낙담했고 허씨 집 둘째딸에 대해 마음에두고 내내 아쉬워 했으나 홍지엔은 오히려 그 일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

 

전쟁은 이미 일어났고, 황 영감은 지방 유지였기 때문에 지방 공안 사무를 보느라 바빴다.

현( 县)에 사는 주민들이 기억하는 "1.28 ",그 일차는  적기의 폭격도 없었고  이번 것은 큰일도 아니라고 생각되었으며, 크게 놀라지도 않았다.

 

황홍지엔은  일주일동안 집에 있었는데 외국에 나가있던 저 4년이란 세월이 지금 고향집에 와서 보니까, 마치 연잎에 쏫아진 물이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덧없이 흘러간 것처럼 느껴졌다.

돌아와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은 여전히 4년전의 그 사람들이었고, 그 사람들은 또 여전히 4년전의 그 일들을 하고 있었으며 4년전 하던 말들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아는 사람들중 한명도 죽은 사람이 없었다.

단지 그의 유모 ,전부터 늘상 자기가 결혼하기를 기다렸다가 아이가 생기면 길러주고 안아주겠다고 했는데 지금 병이 나서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도 였다.

 4년이란 세월은 집에 와서 보니 헛되히 보낸것 같았고, 넓게 돌아 다니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 나그네의 한점 눈물이고, 한마디 탄식과 같은 것이었다.

 

개전후 육일째 일본군 비행기가 제일차 공습을 하고 폭탄을 투하했다.

기차역이 폭파되고나니 모두들 전쟁이 문턱을 넘어온것을 실감하고 바로 고향으로 피난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 이후 비행기가 연이어 돌보아 주는 것이 (풍자로 이런 표현을 한듯), 어떻게 보면 절세미인이 한번 돌아보면 성이 기울고, 다시 돌아보면 나라가 기우는 것같과 같았다.

 

저우(周) 사장이 전보를 쳐서 홍지엔에게 빨리 상해로 올라오라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통이 끊어져서 집안에 묶일 수 밖에 없을 거라고 했다.

황 영감님도 이런 시국에서는 아들이 당연히 빨리 나가서 기회를 찾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고 황홍지엔에게 가라고 했다.

이후 4개월간 일어난 일은 상해로부터 군대가 철수하고 남경이 함락되었는데 역사가 로가오(Fr. von Logau)는 말하기를 총검을 날카롭게 갈아 붓을 만들고,선혈을 묵 삼아 듬뿍 찍어서 적군의 피부를 종이 삼아 써 내려갔다고 표현했다.

 

황홍지엔은 정신이 없이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며 하루에도 십여가지의 신문을 보고 수십차례 라디오를 들었다.

그리고 피곤하지만 잠도 못자고 모래에서 금을 찾는 듯한 희망을 가지고 소생하고 쉴 수 있는 마땅한 틈새 처를 찾고자 소식에 목말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