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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30p 윗부분 (전종서의 위성)

뤼 교장은 홍지엔의 등뒤에서 경고의 의미를 담은 기침을 했다.

홍지엔은 그때 한겨울 새벽에 침대에서 일어난 사람이 둘둘 만 이불에서 벗어나 침대에서 내려와 꾹 참고 최대한 노력을 하여 차가운 옷을 입는 편이 수월한 것처럼 위축되지 않고 돌아가는 것이 도리였다.

 

"아편은 본래 양아편(洋烟)이라고도 불리웠습니다---"

홍지엔은 교사들 가운데 한 국문(國文)을 가르치는듯한 중늙은이가 한편으론 부채를 부쳐가며 한편으론 부정한다는 듯 머리를 흔드는 것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

"여기서 양(洋)이란 당연히 삼보태감(정화: 명나라 영락제때 대 함대를 이끌고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원정한 환관 제독)이 말한 서양이란 의미고, <대명회전(大明會典)>에 의하면 아편은 쟈바와 샴(태국의 옛 이름)의 조공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구라파에서는 가장 초기의 문학작품인 호머의 역사시 십년동안의 귀향 즉 오딧세이(Odyssey)에서도---"

저런 중늙은이 대머리는 이렇게 외국어로 제압해야 감히 고개를 흔들지 못하지 --

"말하자면 거기서도 바로 이것이 나옵니다. 그리고 매독으로 말하자면 " --- 뤼 교장이 연달아 기침을 해댔다.

"그러니 더욱 의심할 것도 없이 배를 타고 건너온 서양 것이지요.

쇼펜하우어는 일찌기 근대 구라파 문명의 특징은 첫째 매독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만약 외국 원서를 접항 기회가 없었다면 ,아주 쉽습니다.

서지마(徐志磨:중국 시인으로 미국근대시를 연구함) 선생이 번역한 불란서 소설 <쟝발장>을 보면 바로 매독의 연원을 간단히 알 수 있을 겁니다.

명조의 정덕 이후 이 병을 서양인이 가져 온 겁니다.

 

이 두가지 것들이 끝없이 퍼져나가서 이제는 도저히 단번에 근절할 수 없습니다.

아편은 수 많은 문학작품에 영향을 미쳤는데, 고대 시인은 술에서 영감을 찾았고, 근대 구미 시인은 모두 아편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겠습니다.

매독은 유전적으로 백치나 광증 그리고 장애인을 만들어 내기도 했지만 천재를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 뤼 교장은 이때 거의 목이 쉬었다.

 

홍지엔이 강연을 끝냈을때 연단 아래서는 그래도 박수에 힘이 들어있었다.

뤼교장은 무뚝뚝한 얼굴로 목쉰 소리로 치하의 말을 했다.

"오늘 황 박사가 우리에게 강연한 많은 신기한 이론들을 우리는 매우 흥미있게 들었습니다.

황 박사는 나와 오랫동안 교류한 친구의 아들이고 나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성장한 지금까지 보아왔는데 그가 웃기는 말 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날이 너무 덥고 그래서 그가 유머의 말을 일부러 했다고 봅니다.

우리 학교 도서관은 신생활의 정신에 충만하지만 절대 불란서 소설은 없을 겁니다."

말할 때 그는  힘껏 손을 휘둘렀다.

홍지엔은 창피해서 감히 연단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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