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홍지엔은 마음이 동했으나 생각해 보니 자기가 살아온 20여년동안 이 학교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었으니 어쨋든 편지로 물어보기로했다.
광고에 나와 있던 사람은 원래 사기꾼이었는데 중국인들이 속으러 오지 않자 더이상 사업을 그만두었을 뿐 아니라 사람 자체도 진작 죽어버렸다.
그가 살던 아파트는 현재 어떤 아일란드인에게 임대되었는데 그는 아일란드인의 무책임함, 아일란드인의 잔꾀 그리고 아일란드인의 가난함을 두루 갖춘 인물이었다.
가난한 아일란드인이 대대로 물려받는 부동산이라고는 (어려서 먹는)젖과 엉덩이가 고작이다.
이 작자는 버나드쇼(아일란드 극작가 1925년 노벨문학상 수상)처럼 키기 크고 깡 마른 사람이었는데 이 두항목의 재산의 분량 마저 다시 깍여서 제대로 못받았다.
그는 당시 우편함에서 홍지엔이 보낸 편지를 꺼내보고 첨엔 잘못 부친 편지인줄 알았는데 주소가 분명히 자기 주소가 맞기에 호기심이 나서 봉투를 찢어 읽어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영문을 알 수 없었는데 반나절이나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신이 나서 껑충 뛰었다.
그는 얼른 옆집 젊은 기자에게 가서 타자기를 빌려와 답장을 썼는데 이렇게 썼다.
선생은 이미 유럽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으니 학문의 수준이 상당히 높고 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만큼 다시 통신강좌를 신청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일만자 분량의 논문 한편을 미국 돈 500달러와 같이 보내주시면 심사를 하겠고 합격하면 즉시 철학박사 학위증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우송은 본인에게 보내면 되고 학교 이름은 쓰실 필요가 없습니다.서명 Patric Mahoney, 그리고 후면에 서너개의 박사 직함을 적어 놓았다.
황홍지엔이 편지지를 보니 보통 용지였고 윗부분에도 학교 이름도 인쇄되어 있지 않았으며 편지 내용도 분명 사기임이 분명해서 내버려두고 관심을 갖지 않았다.
아일란드 인이 기다리다가 맘이 급해져서 다시 편지를 보냈다.
만일 가격이 너무 비싸서 불만이시면 다시 상담할 수 있으며 본인은 단순히 중국을 좋아하고, 교육을 하는 사람이지 이익을 탐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라고 썼다.
황홍지엔이 주판을 튀겨보니 아일란드인은 의심할 것 없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기 자신 역시 가짜 증명서를 사갖고 돌아가서 사람들을 속이려 하는 데, 어찌 같은 사기꾼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 앞뒤 문맥을 공곰히 생각해보나 원문( 爱尔兰人的不动产是奶和屁股)가"가난한 아일란드인이 대대로 물려받는 부동산이라고는 (어려서 먹는)젖과 엉덩이가 고작이다"
라고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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