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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07년 8월 내몽고 여행기 - 초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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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강석굴을 보고나니 10시30분.
차로 3시간만에 호화호특에 도착했다. 운강에서 호화호특 가는 길은 우리가 맨 처음 중국에 와서 시골 완행 버스를 타고 호화호특에서 대동으로 가던 좁고 먼지가 풀풀나는 길이 아니었다. 훵씬 넓고 시원하게 죽죽 뻗은 길이었는데 가는 도중 산시성과 내몽고 자치구 경계에 커다란 기념관이 있어 들어가 보니 말 탄 모습의 건륭제 동상이 우뚝 서있었다. 청나라의 광개토대왕 격인 건륭제 - 타이완도 그가 복속 시켰다고 함 -가 이곳까지 영토를 넓혔다는 내용이 안내문에 써있었다. 시간관계로 들어가 보진 못했다. 이밖에도 내몽고 자치구 경계를 넘어가니 가는 길 왕소군 묘도 길 바로 옆에 보였다. - 하여간 모두모두 생략.
우리는 초원여행을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오늘 아침 호화호특에 갔어야 한다.

호화호특 역에 도착해서 바털을 만났다.
역이 워낙 크고 붐벼서 운전기사 휴대폰을 연결해주고 서로 찾기 쉽도록 통화토록 했는데 그사이 우리 친구 H는 젊은 기사가 성실하게 잘 운전하고 왔으니 첨 약속한 450콰이 외에 팁으로 50콰이 더주자고 했다. 그러마고 한후 바털이 바로 와서 우리 기사와 자기들 끼리 얘기하는 데 들어보니 " 너 여기까지 얼마에 왔어?" 하고 묻자 "쓰바이 콰이." 400위안에 왔단다.
- 아하. 공정 가격이 400원인 모양이구나.-
그래서 추가팁은 생략하고 첨 약속대로 450콰이만 주었는데 고맙다고 인사하고 대동으로 돌아갔다.
인민해방군을 제대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착실하고 잘 생긴 중국 청년이다.

이제 부터는 나의 배낭여행 가이드 역할은 끝났다.
초원여행은 패키지 여행이니까 가이드인 바털의 안내에 따라 주는 밥 먹고 자라는데서 자고 하면 된다. 그는 내일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타기 직전까지 우리를 책임져 주게 되어있다.

역앞에서 간단히 바오즈(왕만두)를 먹고 바털과 그의 아내 그리고 바털의 동생 바토와 함께 차 두대로 초원을 향해 떠났다. 30분쯤 달리다가 호화호특 외곽쯤 차를 세우고 다른 일행과 합류 했는데 한국인 두가족이 승합차 (스타렉스 크기)에 함께 타고 있었다.
오랫만에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봐야 불과 이삼일 만인데도.
그들은 연태에서 사업을 하는 50대 초반의 가장과 아내 아들 둘.그리고 그들과 가까이 지내는 중국에 온지 얼마 안되는 젊은 부부 이렇게 여섯명이 자기들 승합차로 여행중인데 북경을 거쳐 북부 지방에 왔다가 내몽고 초원관광을 왔다고 한다.

호화호특을 벗어난지 얼마안되어 차는 험준한 산악지대로 들어섰다.
나무도 별로 없고 관목만 듬성듬성한 산악지역을 1시간쯤 달리고 나서 끝없이 둥글둥글한 평지가 이어지는 구릉지대를 또 두어시간 달리니 어디서 부터 였는지 가로수도 안보이고 그저 넓디넓은 초원이 전개 되었다. 정말 끝이 없는 초원이 펼쳐지는데 남진 노래처럼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천년만년 살고 싶은" 그런 초원은 아니었다.
풀이 듬성듬선 나있고 황량하기 그지없는 인적없는 황무지에 가까운 분위기다.
우리들이 찾아가고있는 파오가 가물가물 멀리 보이기 시작하더니 그것도 한참을 달려서 도착했다.
몽고 초원에서는 숨을 데가 없다.
멀리 혹은 가까이 모두 다 보인다.
문득 엣날 징기스칸 시대에 저 먼 곳에서 수많은 적에게 계속 쫏기는 신세라면 뻔히 보이는데 얼마나 겁이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씰데 없이."

파오 서너채가 세워져있는 작으마한 동네가 우리의 오늘밤 묵어갈 곳인데 그곳에 들어서니 예쁜 몽고처녀들이 전통 복장을 하고 몽고식 환영 인사로 우리를 맞는다. 독한 술을 권하며 세번 고수레를 하고 단방에 주욱 들이키란다. 큰 종지 만한 잔에 가득채운 50도가 넘는 고량주를 안주도 없이 단방에 비우기는 쉽지않은 노릇이었다.
각팀별로 파오를 배정 했는데 들어가보니 몽고인들이 생활하는 진짜 파오는 아니고 안에 마루를 놓은 관광객용 숙소인데 장식이 징기스칸 그림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둥그런 5-6인용 텐트다.

파오를 배정 받고 근처 초원을 거닐어보았다.
초원은 풀이 우리나라 처럼 밀식 되어있지않고 듬성듬성했는데 구절초도 보였고 기타 이름모를 흰꽃, 보라 빛 꽃이 만발해 있었는데 거친 환경 탓에 하나같이 키가 작은 앉은뱅이다. 거기에 신기하게도 메뚜기가 떼를 지어 날고 있었다. 이곳의 평균고도가 800m정도라 하니 여기는 지금이 한참 봄인지도 모른다.
근처의 최고봉인 얕으막한 언덕에 오르니 꼭대기에 돌 무더기가 쌓여있는데 우리의 성황당 같은 오포 " 아우빠오"라고한다. 정상에서는 멀리있는 다른 관광 파오마을이 가물가물 보였고 끝없는 초원이 펼쳐져 있다. - 와 정말 넓다.


저녁식사는 전통 몽고음식에 가족동반 팀과 300쾨이를 추가로내고 양고기 수육을 먹었는데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해서 맛이 있었다. 저녁후 몽고 전통 말달리기 시합, 씨름대회에 이어 민속공연을 보았는데 노래와 춤이 우리나라 판소리와 비슷하고 애조를 띤 곡조다.
그러나 서울 근교 수동리에 있는 몽고 민속촌에서 보았던 정통 몽고노래는 없었고 관광 파오마을 소속의 아마추어 가수들 노래다.
별이 초롱초롱한 가운데 캠프화이어 를 중심으로 몽고인 한국인 중국인이 서로 어우러져 논다.
어느 중국인 가족이 왔는데 아줌마가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자기 딸 -예쁘장한 처녀를 부르더니 한국말을 해보란다. 그애가 수줍은듯" 안녕하세요." 인사를 해서 한국말은 어디서 배웠니? 물으니까 곧바로 "팅부동."- 못 알아듣겠다.-
(디카로 그들 가족사진을 찍어 나중에 이멜로 보내주었다.)

- 오늘도 운강석굴에서 초원까지 긴 여행을 했다. 오늘 이동한 거리먼 해도 상당할 텐데 우리 일정은 아무래도 너무 강행군 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