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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07년 8월 내몽고 여행기 - 승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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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에 일어났다.
초원에서 달리기를 해보기 위해서다.
초원을 걷는데는 길이 따로 필요 없지만 뛰는데는 움푹 들어간데도 있고 튀어나온 데도 있고 높낮이가 다른 흙 벌판이라 위험해서 마은놓고 뛸수 없었다. 그래서 어제 우리가 차를 타고 들어온 찻길 - 황토길을 따라 달렸다. 컴컴한 새벽 초원을 10km정도 달렸는데 달리기 시작해서 1시간쯤 뛰니 훤하게 동이 터온다.
새벽 초원.기온은 서늘한 편이고 공기는 투명하달 정도로 맑다.
상쾌하게 달리기를 마치고나서 샤워까지 하면 좋겠지만 물이 귀한 곳이라 고양이 세수에 양치질 정도만 하고 6시에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초원 말타기.
우리가 탄 세시간 짜리는 일인당 60콰이고 다섯시간 짜리는 아마 100콰이였던것 같다.
말을 첨타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반드시 안내자가 필요한데 안내자 말타는 몫 60콰이를 추가로 같이 말을 타는 일행이 머릿수대로 나누어 낸다고 했다.우리 일행은 우리 셋과 중국 연태에 사는 한국 쌍동이 아이 둘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그리고 이들의 30대 초반 선생님 이렇게 남자만 여섯이다.

몰이꾼은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깡마르고 새까만 피부의 몽고인.
몰이꾼이 말고삐를 잡고있는동안 등자에 발을 얹고 안장에 있는 쇠막대를 잡고 말 등에 올랐다.
첨 타보는 말잔등은 그런대로 편안했고 말 탄 높이 - 약 1.5m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세상이 달라 보였다. 필요한 말은 중국 사는 아이들이 통역했는데 썩 잘했다.
나는 몰이꾼의 몽고 사투리가 섞인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 거기다 별로 할 말도 없었고...

대초원을 달렸다.
말 여섯 마리가 몰이꾼의 고함에 일사불란하게 걷다가 뛰다가 하는데 아이들이 말이 달리는게 재밋어서 자꾸 달리게 해 달라고 조르면 몰이꾼이 무슨무슨 고함을 쳤는데 그럴때마다 정말 말들이 사정없이 뛰었다. 말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다가 네굽을 안고 뛰기까지 했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안장 고리를 잡고 버티고...
여기서 떨어져서 다친다고해도 누가 보상을 해줄 리도 만무하고 그저 자기만 손해다.
하여간 끝이 안보이는 대초원을 말을 타고 뛰다 걷다 반복하며 목적지인 호숫가를 향해 달렸다.

한시간쯤 가다가 약간 높은 언덕위에 있는 성황당에서 말을 내렸다.
약간 높을 뿐인데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어슴프레 파오 마을도 보이고 도로도 보인다. 몽고 인들이 죄다 눈이 좋아서 시력이 모두 2.0이상이라더니 이처럼 멀리 내다보아서 그런가보다.
간단히 몽고식 소원성취 의식을 배워서 한번 해 보았다.
돌 무더기 성황당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세번,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세번 돌면서 소원을 말하면 소원이 몽땅 이루어 진다고 한다.
모두들 재미로 한번씩 소원을 빌고 - 다시 출발.

잘 가다가...
호숫가가 멀리보이는 곳 - 약 1km정도 지점에서 친구 A가 말에서 떨어졌다.
그가 뒤에서 오고 있었기 때문에 떨어진 경위는 모르겠으나 말머리를 돌리고 보니 먼지를 툭특털고 일어나고 있었는데 얼른 내려가 보고 싶어도 몰이꾼이 내려주지 않으니 내릴 수 조차 없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의 말이 철조망에 바짝 붙어 달리다가 그만 철망에 찔리는 바람에 갑자기 요동을 쳐서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거기다 다행이 떨어질 때 등자에 끼인 운동화가 얼른 벗겨져서 괞찮았지 만일 신발이 안 벗겨지면 말이 사람을 질질 끌고가는 사태가 발생, 큰 부상을 입을 뻔 했단다.
정말 큰일 날 뻔 했다.

우리는 이윽고 호숫가에 도착했다.
호수는 지저분 했다. 우리나라 처럼 비닐 봉지나 쓰레기는 안보였지만 호수 물속에 무슨 이끼 같은 것이 덕지덕지 끼었고 물고기조차 살 수 없어 보였다.
낭만적인 초원 속의 호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나무하나 없는 황량하기 그지 없는 커다란 호수다.

호숫가에 단하나 세워져있는 파오상점에 들어가 10콰이짜리 유제품을 하나 사고 차를 한자씩 얻어마셨다. 여러명이 겨우 10콰이 짜리 하나를 샀을 뿐인데 우리 일행 전원에게 따끈한 차를 한잔씩 따라주고 마시고나니 더먹으라고 권한다. 40대 부부가 장사를 하는데정말 인심이 좋다. 거기서 우리끼리 한국말로 떠들면서 환담을 하고있는데 40대 주인 아줌마가 호기심을 보이며 "팅부동" 못 알아 듣겠다. 하기에 "니 퍄오량. -아줌마 미인이야."라고 했더니 그녀는 물론 그의 남편까지 나서서 파안대소.
- 아마 당신 보고 미인이란 사람도 다있네...- 참 순박한 사람 들이다.

약 한시간에 걸쳐 갔던길에서 약간 지름길로 되돌아왔다.

- 생전처음 말도 타보고, 몽고 사람과 농담도 해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