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내몽고 여행기 - 현공사
2007.10.16 02:41 | 여행이야기(travel) | 겨울산
아침 새벽부터 대라정을 올라 오대산 전체를 내려다 보았다. 높은 산들에 둘러쌓인 아늑한 분지에 절들이 올망졸망 보이고 커다란 백탑이 한가운데 서있다. 오늘 대동가는 길 중간에 있는 현공사를 보고 대동에 가서 운강석굴도 봐야한다. 그래야 내일 아침 초원관광을 갈 수 있다. 과연 시간이 될까? 맘이 급해서 부지런히 절들 순례에 나섰다. 오대산 절들은 서로 담하나를 두고 바싹바싹 붙어 있다. 탑원사를 보고 나오는 길 수상사가 있고 그옆에 또 무슨 절이 있고... 주마간산 격으로 대충대충보고 나오는려데 입장료가 장난이 아니다. 절마다 20콰이.30콰이... 부르는게 값인데 여기까지 와서 안보고 갈 수도 없고, 절마다 스님들이 입구를 삼엄하게 지키고 있어서 공짜구경은 생각도 못한다. 중국 관광객이 무지 많다. 거의가 중국인들 뿐이고 외국인은 일본사람 몇명 외에는 못 보았다. 절구경을 대충 끝내고 11시쯤 택시로 현공사를 거쳐서 대동까지 500위안에 가기로 했다. 서울서부터 전화 예약한 장스프란 중국 택시 기사는 온다온다하면서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고 동생을 자처하는 친구가 자기가 장스프가 보내서 왔다고하며 500원에 가기로 흥정했는데 이친구가 우리가 절 구경을 끝내고 나오니 별다른 이유도 없이 다른 차를 불러주며 타라하고 횡하니 가버려서 할수없이 다른차를 타고 올 수밖에. 장스프나 그가 보냈다는 녀석이나 정말 괘씸한 녀석 들이었다. 워낙 여기 사정을 잘 모르니까 그저 인터넷에서 친절히고 좋다는 말만 믿고 왔는데... 하긴 인터넷에 올린 사람인들 자기도 뜨내기로 첨왔을테니 무얼 자세히 알텐가... 속은 놈이 바보지! 우리가 탄 택시 기사는 무지 돈을 밝히는 약아빠진 40대 였는데 어디 들르자 하면 200위안 더내라고하고 그래서 안간다면 어디어디도 좋다고 꼬시고... 그래 500위안에 이근처 가까운 곳을 들르기로 했는데 무슨 소리냐 하니까 자기는 현공사만 가는 걸로 500위안으로 알고 왔단다. 그래도 가는 길이니 어디어디도 들르자고 하면 여기서 70km더가야 한다하고 돈도 더내라하고... 싱갱이 끝에 이친구가 어디 더 보자고 하기에 한마디로 "뿌 야오. 뿌야오." 하니까 자기도 머쓱해 한다. 이리저리 신경을 쓰는 가운데 2시경 현공사에 도착했다. 현공사앞 음식점에서 맥주와 버섯요리를 값싸게 맛있게 먹고 그 유명한 현공사 구경에 나섰다. 엄청나게 큰 절벽에 아슬아슬 절이 매달려 있는데 정말 장관이다. 왜 넓은 대지를 놔두고 절벽위에 까치집같이 절을 지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는 끝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좁은 통로로 절을 오르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중국 아가씨 하나는 벽을 더듬더듬 붙잡고 벌벌 떨면서 오른다. 제일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보니 향산의 울장한 계곡이 한 눈에 들어오고 절벽 면에 굵은 지층대가 몇십메타 간격으로 일정하게 죽죽 나있다.- 줄무늬 양복같이. 현공사를 떠나 대동에 오니 오후5시. 관광지 출입 시간이 있으니 더이상은 돌아다닐 시간이 안된다. 간단히 대동 중심가에 있는 구룡벽을 구경했는데 - 별로 볼것은 없지만 안볼 수도 없는 그렇고 그런 곳이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점심도 사주고 해서 그런대로 운전기사도 고분고분해 진 것 같다. 더이상 추가요금 내라는 소리도 않고 대동의깨끗한 빙관을 하루 200원에 소개해 주었다. 방두개짜리 스위트 룸같은 곳인데 우리가 중국에 와서 처음 보는 호사스런 호텔이었다. 넓은 방 한구석에는 포커 테이블 마저 있었다. ㅎㅎㅎㅎ 싸긴 무지 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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