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8월 어느 일요일 아침 아내가 집에만 있기 갑갑하니 철원쪽 으로 드라이브를 하잔다. 고석정도 가고 옛날 아이들이 어렸을때 가본 재인폭포도 가보자고 한다. 그래서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의정부를 향해서 국도를 달리기 시작해서 , 동두천, 철원...등등 한적한 시골길을 신나게 씽씽 달렸다.
이윽고 재인폭포에 도착,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입장권 끊는 곳에가서 표를 사려고하니 " 앗차! 지갑에 돈이 천원 밖에 없다. 아내도 지갑을 안갖고 왔다해서 난감하게 재인폭포 입구 입장권 매표소 앞에 서있는데 천원짜리 한장을 들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본 표받는 50대 아저씨가 누가 볼세라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쓱쓱 흔든다. - 그냥 들어가라느 뜻이다. - 그래 고맙다고 인사를 꾸벅하고 일인당 천원인 표를 한장을 사서 둘이 들어갔다. "웬 망신 이람. "
그곳에서 나와 이리저리 차를 달리다보니 들판 한가운데 낯익은 건물이 보인다. 이름하여 노동당사.폭격으로 지붕이 뻥 날아간 모양이 전쟁의 상흔을 생생하게 보여주는데...."이거 큰일 났다. 입장권을 받으면 어떻하나..." 걱정이 앞서는데 다행히 그곳은 입장료가 없는 곳이었다.
계속 그렇게 다닐순 없으니 아무 은행이나 찾아서 현금지급기에서 현찰을 인출해야지 하며 고석정으로 향했다. 고석정에 도착하니 거의 다섯시 정도 되었다. 농협 간판이 큰게 서있고 호텔도 있어 분명히 현금지급기가 있으리라 희망을 갖고 찾아 다녔는데 끝내 보이지 않았다. 하는수 없이 카드로 지불하고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음식점 주인에게 물으니고 그동네엔 현금지급기가 없다고 한다. 식사후 고석정에 들어 갔는데 표받는 사람도 안보이고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맨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만 있었다. 다행히 무료입장 인가보다 하며 구경을 마치고 나왔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마침 표받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들어갔지 일인당 1500원씩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하도 목이 말라 자동차 동전 두는데를 뒤져 700원을 찾아내 콜라를 한개사서 둘이 나누어 마셨다. - 오고 가는 동전속에 깊어가는 부부사랑! 앗싸.-
어두워 오는 시간, 서울로 돌아오는 길 우리는 만에 하나 통행료 내는 길을 달리게 될까봐 잔뜩 겁을 먹고 코스를 미리 심사숙고하여 최적의 코스를 조합했다. - 지금은 기억 안나지만서도..
- 천원짜리 여행, 부담없었던 여행, 좋은 사람을 만난 여행을 마쳤는데.... 그러나 다시 반복하고 싶지는 않은 여행이었다. 이 나이에 하기엔 쬐금 거시기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