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리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나 베스트셀러라든지 "왕의 남자,괴물"같이 많은 사람이 보는 영화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일부러 보곤한다. 대체로 베스트셀러 또는 엄청난 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은 그런대로 많은 사람이 환호하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었으며 크게 실망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런 기대가 마시멜로 이야기에선 안통했다. 내 주관적인 견해지만 어처구니 없이 단순한 그리고 별로 큰 교훈이 될 것도 없는 이야기가 베스트셀러라니...
우선 17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글씨가 꼭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 글씨만큼 큰 활자에다 멋을 부리느라 여유가 넘치는 많은 여백에 듬성듬성 써있는 글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 만일 이걸 빽빽히 인쇄를 했다면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50페이지면 족할듯 했다. 한마디로 책 한권이 나올성 싶지 않은 분량이다. 얼른얼른 읽어보니 한시간만에 읽었는데 어떻게 이런 분량으로 단행본이 만들어졌는지 신통 방통하다.
책의 내용은 미국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란 서양 과자를 먹고싶은걸 참고 나중에 먹으면 하나 더준다는 실험을 했는데 아무도 안볼때 그냥 먹어버린 아이들은 먼 훗날 시원치 않게 되었고 먹고싶은 것을 꾹참고 인내한 아이들은 나중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게 맞다고 치더라도 정말 그얘기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운전기사가 사장한테 이런 교훈을 듣고 자기도 본받았다는 얘기는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옛날얘기를 들을때 의례 나오는 "그래서 아들,딸 낳고 잘 살았대"와 같은 당연한 마무리 같은 것이지 뭐 진짜냐 가짜냐를 따질 내용이 아니다. 황당하게도 이런 유치 소박한 교훈 하나 외엔 재밋을 만한 얘깃거리는아무것도 없었다. 만일 이솝이야기를 그런식으로 책을 만든다면 매 이야기 마다 책한권씩 만들 수 있었을 테지....
마시멜로가 무언지도 모르고 먹어본 적도 없는 한국의 젊은세대가 이런 류의 책을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올려 놓았다는 사실과 어느 인기 아나운서가 자기가 번역을 했다고 사기치는 바람에 그렇게 많이 팔렸단 뒷얘기, 거기다 소송이 걸리고...등등 너저분한 상황. - 정말 요즘 젊은이들이 이정도 수준밖엔 안되는건지? - 정말 황당했다.
나는 책은 책 자체가 재미있으면 그걸로 책에 대한 모든 평가가 끝난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