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는 자기의 으시대고, 허영심이 많으며 또 쉽게 화를 내는 약점을 의식하지 못했거나 등한시했다.
여기에 불인선사는 직접 이런점을 들춰내어, 아무런 농담이나 비유없이, 핵심만 간단히 지적한 것이다.
동시에 소동파의 관점으로 보는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시험했다. 이런 유머는 선의이며, 체감할 수 있고, 타인의 자존심을 다치게 할 리도 없다.
당연히 소동파도 양해하였음은 물론 인정하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선의로 대하고, 남의 약점을 들추지 마라. 살다 보면 어느 누가 자기만의 비밀이 없겠는가?
함께 어울려 한가한 농잠을 할 때라도, 비록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도, 상대방의 약점을 들추면 안되며 그것을 웃음의 소재로 삼아서는 더더욱 안된다.
이렇게 해야만 우리는 유머 소통의 열쇠를 갖게되며, 사람의 마음속을 울리는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말 한 마디에 놀라서 천층 파도가 친다(一言惊起千层浪)"는 큰 유머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명나라를 개국한 황제인 주원장은 빈한한 출신이었다.
그는 소년시절 돈을 받고 남의 소를 쳤으며, 한번은 오직 굶어죽지 않으려고 출가하여 중이 된 적도 있었다.
주원장이 명 황제가 되자 옛날 고향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잇달아 몰려와 주원장이 그들에게 미관말직이라도 주어 떵떵거리고 살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주원장은 자신의 내력을 아는 자들을 극도로 기피했는대, 이들이 떠벌이고 다니면 자신의 위신이 손상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만나주지 않았다.
하루는 가난한 고향친구 두명이 여러번의 우여곡절 끝에 접견을 허락받았다.
그중 한사람이 주원장을 보자, 상대방이 자기를 잊었을까 걱정되어, 손짓발짓하며 함부로 말했다.
"주씨네 넷째 영감님, 황제가 되니 위풍당당해졌군요. 아직 옛날 그 일을 기억하시죠?
우리가 남의 집 목동으로 일할 때, 한번 갈대 늪에서 훔쳐 온 콩을 항아리에 넣고 삶아 먹던 일 말입니다.
콩이 채 익기도 전에 황상께서 급히 선수쳐서 먹으려다 흙항아리를 깨뜨렸죠. 콩은 사방으로 튀고, 국물은 쏫아지고...
그 와중에도 황상께서는 콩을 움켜쥐고 급히 먹었는데 얼결에 홍초까지 입으로 들어갔죠. 그게 목구멍을 막아서 하마터면 당황상께서 숨막혀 죽을 뻔 했었죠.
결국 내가 푸성귀를 꿀떡 삼키게 해서 그놈에 홍초가 목구멍에서 넘어가게 했지요."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원장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어디서 온 미친놈인지, 끌고 가서 베어라!"
한명을 죽인 후에 주원장은 화가 덜풀렸는지 다른 한명을 노려보며 무슨 더 할 말이 있는지 물었다.
이 사람은 주원장이 어려서 부터 체면을 매우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공손히 절을 하며 큰 소리로 "만세"를 외쳤다.
그리고 말했다. "그때 저희 미천한 신하들은 황상을 모시고 루웨이(芦苇 갈대)주에 가서 관(罐 :항아리)주성을 격파하니, 탕 (荡 : 국물) 원수는 달아나고, 도우(豆 콩) 장군이 홍(红 :홍초)를 병졸 삼고 대항했지만 다행히 차이(菜: 푸성귀) 장군이 막았죠."
주원장이 들어보니 비록 같은 사건을 얘기했지만 듣기에 그럴싸 하고 자기 체면을 살려 주었는지라 화가 기쁨으로 변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즉시 그를 대관으로 임명랬다.
여기서 두명의 가난한 친구들이 원래 같은 사건을 얘기했다.
전자는 단어 선택을 잘 못해서 직접 주원장의 내력을 들춰내어 주원장이 체면을 구겼다고 느끼게 만들어, 신상에 큰 화를 당했다.
하지만 후자는 주원장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 체면을 살려주려고, 말을 교묘하게 유머로 하였다.
주원장의 존엄을 해지지 않으면서 과거에 주원장과 함께 저질렀던 일을 분명히 밝혀서, 주원장의 기억을 불러일으켜 결국 대관이 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리적 결함이나 형체 또는 용모가 추한 것을 가지고 농담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된다.
속담에 "금은 순금이 없고,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또 "중 앞에서 대머리를 욕하지 말고, 문둥이 앞에서 등불을 예기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더른 사람의 결점과 부족에 대해서 우리가 동정하는 것이야말로 사람들이 결함이 웃기는 이야기를 연상케 하는 것을 피하게 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이해와 소통을 촉진하고 선의로 사람을 대한다는 목적에 다가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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