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협(虎跳峡)은 호랑이가 뛰어 건넌 계곡이란 뜻이다.
이곳은 진사강 강폭이 갑자기 좁아지는 지점으로 엄청나게 크고 거센 물둘기가 용솟음치며 흐른다.
이곳이 유명하게 된 것은 호도협 위 능선길 트레킹을 영국 BBC에서 페루 마추피츠, 뉴질랜드 밀포드와 더불어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로 선정한데 있다.
전체 길이 17km밖에 안되는 이곳이 세계 3대 트레킹코스로 선정된 이유는 트레킹 내내 옥룡설산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며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주 서있는 하바설산과 옥룔설산 사이의 깊은 협곡과 그 사이를 흐르는 진사강 물줄기를 내려다보며 또 옥룡설산의 눈 덮힌 봉우리들을 마주 바라보며 걷는 코스이니 얼마나 멋지겠는가?.
그런데 모든 고산 풍경이 다 그렇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 명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전에 백두산에 갔을 때도 비가 내리고 잔뜩 안개가 끼어 그냔 내려오고 말았는데 이번 호도협 트레킹도 비와 안개속을 걷다가 아쉽게 마쳤다.
세계 3대 트레킹 코스의 기막힌 경치는 볼 기회가 없었고 해발 1800m의 챠오토우에서 2670m인 28밴드 정상을 거쳐 2450m인 차마객잔까지 비를 맞으며 등산 했을 뿐이다.
그래도 가끔 바람이 불어 구름이 뻥 뚫리는 순간, 언듯 언듯 마즌편 옥룡설산이 속살을 보여줄 때가 몇번 있었으니 그걸로 자위할 수 밖에.없다.
아침 8시30분 일행 네사람이 여관에서 멀지 않은 버스터미널에 가서 어제 미리 표를 사둔 챠오토으행 버스를 탔다.
버스는 샹그릴라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호도협 갈립길로 접어들자 바로 챠오토우(桥头:교두 -디리 목이라는 뜻)에 도착했는데 약 2시간 30분 걸렸다.
챠오토우 도착 직전 버스에 호도협 매표원이 올라 일인당 65원씩 받고 문표를 주고 내려갔다.
오전 11시, 우리가 탄 버스는 호도협 가는 버스라 우리를 등산로 입구 황량한 곳에 내려주고 가버렸다.
차에서 내리니 바로 서너명의 말몰이꾼이 말을 타라고 외친다.
말을 안탄다고 하고 걷기 시작했는데도 늙수구레한 말몰이꾼 한사람이 말을 끌고 그냥 우리를 따라왔다.
그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걸었는데 길을 모르는 우리에게 자연스레 길을 알려준 셈이다.
이윽고 작은 동네가 나오고 우리를 따라오던 말 몰이꾼이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잔뜩 구름 낀 하늘에서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다른 등산객은 하나도 없고, 우리만 덜렁 남았다.
우리는 말똥 무더기를 이정표 삼이 산길을 이리저리 더듬어 가며 올라갔다.
한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곳이 지니게스트 하우스.
깨끗하고 아담한 객잔인데 사람이 아무도 안보였고 동네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빗방울이 제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동네 한구석 나무밑에 서서 점심으로 싸온 바오즈 몇개와 계란 두개씩 먹고 다시 출발했다.
갈짓자로 나있는 산길을 계속오르다보니 발아래 멀리 진사강 줄기가 내려다 보였는데 호도협도 조그많게 보였다.
그곳이 28밴드의 거의 정상부 였던 모양인지 그곳을 지나자 오르막이 없어지고 길이 평탄해 졌다.
마즌편에 보여야할 옥룔설산은 구름에 덮여 보이지 않았지만, 진사강 협곡은 걸어가는 내내 보였다.
가는 동안 만난 사람은 28밴드 초입과 중간에 있는 간식을 파는 두군데 좌판장사 아줌마와 호주와 영국에서 왔다는 두명의 젊은이 한팀이 전부였다.
계속 비를 맞으며 걸어서 차마객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경.
정확한 시간 체크를 하지는 않았지만 밥 먹고 쉬는 시간 포함 5시간 반쯤 걸린것 같다.
나는 차마객잔이 작은 규모의 객잔인중 알았는데 상당히 규모가 큰 객잔으로 입구에 혜초 여행사 환영이란 조그만 한글 표시가 붙어있었다.
식당에있는 아줌마에게 숙박비를 물으니 표준방이 150원에서 180원 한다고 했다.
싼 것은 없느냐 하니 공용 화장씰을 쓰는 곳으로 하면 방하나에 90원이라 했다.
우리는 180원에 방을 둘 빌렸는데 아담하고 깨끗했다.
공용 화장실이 마당 건너에 있어 약간 불편할 뿐 다른 불편은 없었고 옥룡설산과 제일 가까이 마주하고 있어 전망은 이 객잔에서 제일 좋은 방이었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내려가니 70은 넘어보이는 나이 많은 서양 할머니가 우리에게 오는 길에 자기들 연배의 부부 못봤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영국과 호주에서 온 젊은이 둘 밖에는 보지 못했다고 하니 몹시 걱정을 하는데 낮에 두사람이 산보를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는 볶음밥을 시켰는데 20원 밖에 하지 않는 볶음밥이 어찌나 양이 많은지 네그릇 시킨 것중 두 그릇은 거의 그대로 남겼다.
앞으로 이곳에 가면 엄청난 양을 감안해 절반만 시켜 먹어야 할 것 같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중국인은 하나도 없고 한국 에서온 산악회 몇명과 중여동 여행팀이 열댓명 그리고 서양인 노부부 여섯 사람이 전부였다.
산악회 팀은 걸어 왔다고 했고 중여동 팀은 모두 말을 타고 올라왔다고 한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중에 서양 할머니가 걱정하며 찾던 사람들이 무사히 돌아왔다고 한다.
비는 계속 내렸고 우리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TV도 없고 딱이 할 것도 없다보니 여기서는 잠이 유일한 오락거리였다.
짙은 구름이 낀 호도협 트레킹 길
트레킹 초입 (우리를 따라오는 마부 아저씨)
이미 상당히 올라왔다.
진사강
우리가 챠오토우까지 타고 간 버스
트레킹 출발 지점
초입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중호도 가는 길
28밴드에서 내려다 본 호도협
차마객잔
우리가 잔 객잔 표준방 (공동 화장싱 쓰는 방이라 제일 값이 싸다)
차마객잔 내부 (상단히 규모가 큰 객잔이다.)
객잔 마당에서 본 풍경 (계속 흐리고 비가 뿌려 별로 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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