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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일간의 동티벳 배낭여행- 제3일째 (해라구 빙천)

2015. 9월 1일.

오늘 일정은 해라구 빙천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와 캉딩까지 가는 것이다.

서울에서 본 일기 예보와는 달리 날씨는 쾌청했고 약간 쌀쌀한 아침 공기가 기분좋게 느껴졌다.

 

아침 8시에 일어나 짐부터 꾸렸는데, 여관주인에게 집을 맡기고 해라구 빙천에 올라갔다가 오후에 짐을 찾아 캉딩으로 떠날 요량이었다.

하지만 여관 주인이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짐을 메고 나섰다.

첨에는 무슨 짐 하나 맡아주는데 이처럼 인색을 떠나  생각했지만, 관광 비수기인데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우리 일행을 바쁜일 젖혀두고 기다려 줄리도 만무했다.

한국처럼 늘 주인이나 종업원이 고정적으로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손님이 있으면 숙박비나 받고 아침에 야진이나 내주고 하는 식의 영업이니 말이다.

 

우선 아침부터 먹고 해라구 매표소에서 우혜표 입장권 및 경내 운행 셔틀버스표 구입 (일인당  버스표 70원 입장료 62원) )

셔틀버스는 사람이 꽉 차야 떠나는지 한참동안 다른 승객들을 기다렸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하나둘 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버스가 꽉 찼다.

 

버스는 출발하자 마자 급경사를 힘겹게 치고 올라갔는데 갈짓자로 난 산길을 계속 이리갓다 저리갔다 반복해가며 산위로 올라 갔다.

출발한지 얼마 안되었는데도 벌써 상당한 높이에 다다랐고 거대한 계곡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라 (海螺 : 소라라는 뜻)구라고 이름 붙인 것이 어쩜 소라 속처럼 꼬불꼬불 올라가야 해서 붙여 놓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0분쯤 산길을 올라서 버스가 멈춘 곳에는 내가 기대한 케이블카가 없었다.

특이한 것은 이곳에는 길에 개만한 원숭이들이 떼를 지어 앉아 사람들과 어울렸는데, 달아나지도 않았고 가축처럼 사람들과 익숙한 것 같았다.

사람들이 우루루 가는 곳을 따라 갔더니 세계에서 제일 산소 농도가 높은 청정 계곡이며 산소가 지상의 2000 배나 더 많은 숲길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해발 3500m에 위치한 약 2km 정도 되는 울창한 숲길.

사람들은 좁은 숲길을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며 기분 좋게 걸었다.

가끔 그 높은 곳에 작은 습지들이 나타났고, 때때로 나타나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 저멀리 해라구 거대한 계곡이 한눈에 들어왔다.

 

숲길 트레킹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올라가니 케이블카 매표소가 나온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약 30분간 올라가며, 얼음은 이미 녹아 없어지고 크고 작은 바위로 덮여있는 거대한 빙하 유적을 보았다.

케이블카를 내리니  공가산 전망대가 있는데, 거기에서 빙하 최 정상부 지점이 보였다.

빙하 시작되는 지점, 그 너머로 공가산의 웅장한 눈 덮힌 봉우리가 보여야 하는데,공가산은 구름에 가려 겨운 눈에 살짝 덮힌 밑 부분만 조금 보여줄 뿐이었다.

 

전망대에서 조금 올라가니 티베트 백탑과 타르초가 설치되어 있고 스님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돈 많이 벌라는 부적을 돈을 받고 파는데 모양이 꼭 신용카드 모양이었다.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 홍석탄(붉은 돌이 깔려인는 언덕 : 해발 3800m)까지 갔다가 전망대로 내려와 직접 빙하가 있었던  퇴석 벌판을 밟아보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버스에서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 하니 버스에 탄 중국 아줌마들이 모두 자기가 아는 한국 드라마에서 본 한국말 한가지씩 해서 버스에 탄 모든 사람을 웃겼다.

"뭐지?" "어떻하지?" "아즘마." ...등등.

과연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있긴 있나보다. 모두들 지지않고 한마디씩 하는 걸 보니.

 

산밑에 내려오니 어느덧 4시가 넘었다.

매표소 입구에서 어느 티베트 삐끼 아줌마가 우리가 캉딩에 간다니까 열심히 빵차 흥정을 걸어왔다.

캉딩까지 400원에 가기로 했는데, 정작 빵차를 타고 출발한 시간은 5시 30분.

캉딩 가는 길은 절다산을 넘어 야쟈겅(雅加埂)으로 가야 멋진 구경을 할 수 있다기에 기사에게 야쟈겅을 경유하자 했다.

하지만 날은 이미 어두워져 오고 구름이 덮이가 시작해서 제대로 구경이나 할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빵차 기사는 친절한 사람이었다.

경치 좋은 곳에선 먼저 스스로 차를 세워 사진을 찍게 해주었고 어둠이 내린 야자컹도 빼놓지 않고 차를 세워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

산길은 비포장의 경사가 급한 돌밭 길이 나오는가 하면, 캉딩에 가까워서는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도 있었다.

헌데 기사가 희미한 산길을 헤드라이트도 안켜고 달린다.

어스름한 저녁길을 기사 옆에 타고 가다 보니 안개속에서 갑자기 야크나 소떼가 나타나길 반복하는데도 기사는 고집스레 전조등을 켜지 않고 달렸다.

참다못해 일행 중 누군가 기사에게 전조등을 켜고 가게 말하는게 어쩌냐고 했지만, 설마 기사가 전조등 켜는 것을 모를 리 없을테고 이것도 다 자기 나름대로 안개 낀 산길을 달린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려니 하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밤중 9시경 캉딩에 도착하니 완전 캄캄했다.

우리는 아무데나 제일 먼저 눈에 보인 호텔에 들어 갔는데, 만만치 않은 값을 치루었다.(표준방 160원)

캉딩의 해발 고도는 2560m, 혹시 밤에 춥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이곳에도 침대마다 전기장판이 깔려 있었다.

 

- 이날 찍은 사진이 많아  한번 더 올리겠습니다 -

 

 해라구 빙천 전망대에서. (빙천 너머 있어야 할 공가산은 보이지 않고 구름이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한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 가는 길 구름이 발아래에서 피어 오른다.

 

원숭이녀석 들이 떼로 몰려 있는 것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꺼내는 사이 한 놈만 남고 다 흩어져 버렸다.

 

작은 습지. 물이 매우 맑고 공기는 청정했다.

 

울창한 숲 속에 작은 습지들이 있었다.

 

니무가 많다보니, 무슨 진귀한 나무라는데 잊었다.

 

문듣 문득 나타나는 전망대애서 본 풍경.

 

정말 숲이 울창했다.

 

산정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케이블카는 빙천 위를 지나간다.

 

얼음과 눈이 사라져 버린 빙하 (중국인들은 빙천이라 함)

 

케이블카 종착역.

 

빙하  최 상단 부를 배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