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의 갈등은 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어요.
저는 생각했어요.
수십년 동안 계속 군소리 없이 청렴내조 역할을 잘 해오돈 그녀가 어째서 갑자기 탐욕심이 발동했을까?
며칠 후, 저는 한번 그녀를 좋게 말로 타일러보기로 했습니다.
결혼한 이후의 느껴온 감정, 앞으로 승진 전망, 제가 하는 행위의 중요성 이런 것들로 그녀를 설득해 보려고 했죠.
최종적으로 서재에서 내가 편찬한 그 책 <청렴수첩>을 꺼내서 그녀가 제 업무를 도와주도록 제 입으로 말하지 않고 그녀에게 보여 주려고 했습니다.
헌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녀의 태도가 무지막지했고, 근본적으로 들으려 하지 않았죠.
그 책을 바닥에 내동댄이 치더니 말했습니다.
'이런 책은 당시이나 봐. 나한테 이따위 책을 보라고 하지 말고.'라고 했습니다.
제가 왜그러느냐 물으니 갑자기 눈물이 글썽해지면서 말했습니다.
'당신이 수십년 동안 애써서 정 청 자리에 오른지도 벌써 몇 해가 지났는데, 당신이 얻은게 뭐예요?
장래에 부성장급이 되어본들 또 뭘 바랄 수 있겠어요? 기껏 알량한 몇푼 월급 오르는거?
당신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 집이 거실 하나에 방 셋인데 모두 궁기가 넘쳐나고 하나같이 남들 집만 못하지 않냐구요?
당신 다른 관리들 좀 보세요. 정청 급은 말할 것도 없고 처급, 과급만 해도 그렇지 그들 하나하나 수십만원, 아니 수백만원씩 집으로 가져오지 않느냐고요?
어디 집이 한두채만 있는줄 아세요?
당신같은 직급 사람들 치고 어디 성서지역에 별장 없는 사람이 있는줄 알아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된거예요?
가난뱅이 신세로 혼자 청빈하고 고상한 티만 내면서 마누라와 아이를 쫄쫄 굶게 만들면 다 되는줄 아세요?
그게 당신의 알량한 인품인가요? 그건 당신의 부덕이예요.
현재 사회 분위기가 그게 아닌데, 당신은 혼자만 독야청정하려고만 하니...
그놈의 독야청전이 도대체 뭘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건가요?'
이러면서, 매일같이 잔소리를 해댔지요. 그것도 수십년간 부하들을 가르쳐 온 제게 말입니다.
결국은 제가 마누라에게 설득 당했어요.
그 때 이후,집사람은 툭하면 집에서 돈을 받았고, 저는 돈 준 사람들을 위해 일해야 했어요.
나중에 와서는 아들까지 집사람과 합세하여 돈을 받았는데, 우리 식구들이 하나하나 탐욕에 물들기 시작해서....
서서히 나는 망가져 갔어요.
이전에 제가 주장하던 청렴, 자기 단속, 몸으로 실행하던 그런 것들이 모두 나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것이 되더군요."
주심 법관 샤오옌이 한선생을 바라보니, 그녀는 벌써 어깨를 들먹이며 오열하고 있었다.
샤오옌이 물었다.
"방금 피고가 진술한 말이 모두 사실 입니까?"
"사실 이예요. 모두 사실이예요."
한선생은 눈물을 훔치며 목이 메었으나 울음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쓰며 말했다.
"이전에 여러 해동안, 우리 남편은 분명히 청렴한 관리로 살아왔고, 영서성 건설의 일환으로 멸사봉공하는 법관 조직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나중에 제가 이사람의 발목을 잡아 악의 수렁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양심은 끊임 없이 그를 질책하였죠.
최근 2~3년동안 그는 늘 불면에 시달렸고, 마음이 늘 무거웠고, 정신적인 부담과 두려움으로 인해 점점 초췌해 졌어요.
저도 정말 이럴줄은 몰랐어요!
남편이 이렇게까지 피폐하게 될 줄은 정말 뜻밖이었어요.
지금 저는 남편을 해쳤고, 제 스스로를 해쳤으며, 우리 집안을 해쳤습니다.
제가 과거에 해왔던 현명한 청렴내조는 탐욕 내조로 바뀌었는데, 이는 개인적인 욕심의 팽창과 마음 속의 악귀 탓입니다.
우리 남편은 원래 품행이 바르고 정직한 훌륭한 간부였고, 전도가 창창한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베개 머리에서 어지러운 바람만 불어 넣지 않았더라면 말입니다.
아들과 하께 혈육위 정을 들먹이며 그를 협박했던 겁니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청렴한 관리로사 퇴직했을테고 일생을 깨끗하게 살다가, 늙으막에는 개고기로 보신해가며 편안히 살아갈 수 있었을 겁니다.
저는 말도 되지 않게... 저는 남편을 목 면목이 없어요.
저는 마누라로서 당연한 덕목인 부덕을 갖추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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