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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9. 직무 회피(职务回避) - 63p

일호 건물은 결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으며, 외관으로 보더라도 시에 있는 다른 규모가 큰 정부 청사들처럼 위풍당당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곳은 영서성 위원회 사무실 청사로서 영서의 경제 사회의 발전을 결정하는 대다수의 정책 방침이 이곳에서부터 나왔다.

 

만일, 일호 건물을 영서성의 대뇌라고 부른다면, 9호 건물의 상무위원회 회의실은 대뇌의 중추기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영서성의 최고위 수뇌급들이 다시한번 이곳에 모여 긴장한 가운데 당간부 부패척결, 청렴제창 업무를 협의 하고 있는 중이다.

 

"동지 여러분, 상무 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 하겠습니다.

전체 상무위원 이외에 옵저버로 정협(정치협상회의) 주석과, 검찰장 그리고 고등법원 원장이 참석하셨습니다."

말을 하는 사람은 안경을 쓴 학자풍의 남자로, 말쑥하게 생긴 용모가 정말 대학교수같았다.

하지만 그의 직책은 영서 성 위원회 서기 겸 성 인민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이었다.

점잖고 기품있는데다 학자의 품격을 지닌 그는 행사를 미적지근하게 진행시켜 나갔는데 이전의 질풍노도 스타일의 서기들과는 천양지차로 달랐다.

일부 간부들은 뒤에서 그의 성격이 이런데 걸맞지 않는다고 쑥덕거리며  영서 사투리로 그의 성인 "루(卢 : 한국 성 노盧씨)"가 "누오(糯 :찰벼 나, 치지다)"와 발음이 비슷한 것을 이용 농담삼아 그를 누오(糯 :찹쌀)서기라 불렀다.

 

회의 시작을 알리는 서두의 말을 듣고 회의에 참가한 지도자들은 모두 목을 길게 빼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마치 축구 경기장에 모인 같은 팀 선수들이 서로를 돌아보는듯, 혹은 상대방 선수를 보는듯 했다.

"찹쌀서기" 루런화이(卢仁怀 : 노인회)의 왼편에는 영서성 위원회 부서기겸 성장 니에준이(聂遵义 : 섭존의)가 앉았다.

그가 성장으로 있으면서 본인도 원했고, 오래도록 성 위원회 서기 업무를 겸해햐 한다는 여론도 높았음에도 의외로 중앙당에서 낙하산으로 루인화이를 보냄으로 니에준이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비록 경제 업무를 잘 처리했고, 업무 능력도 수준급이었으나 그는 영서 사투리가 심했고, 언변이 별로라 어찌보면 나무토막 같았다.

특히 말을 안하고 있을 때는 뚱하니 앉아있는게 흙으로 만든 보살 같다하여 영서 사람들은 그 지방 사투리를 빌어 그의 별명을 "니(泥 :진흙)서기라 불렀다.

 

밥을 먹을 때는 오른쪽이 상석이고, 회의를 할때는 왼쪽이 높은 사람이다.

이번 상무위원회 확대 회의의 자리 배열은 루런화이가 제일 중앙에 , 니에준이가 바로 옆 왼편 첫번째 자리였고, 그다음은 서열대로 자리가 정해졌다.

첫째 오른쪽 자리는 성 위원회 부서기며 현임 성정부 주석 니엔추수이, 두번째 왼쪽은 성 위원회 부서기 겸 정법위 서기 홍씨펑이 앉았다.

두번째 오른 쪽은 성 위원회 상무위원 겸 기위 서기 위진핑이 세번째 왼편은 성 위원회 상무위원 겸 상무 부성장 링진씨였다.

세번째 오른 쪽은 성 위원회 상무위원 겸 조직부장 주이우치엔, 네번째 왼쪽은 성 위원회 상무위원 겸 선전부장 간치엔주.

네번째 오른쪽은 원래는 성 위원회 상무위원 겸 공안청장 이시수이 자리였으나 지금은 성위원회 상무위원 겸 진양시 위원회 서기 파나옹.

다섯번째 왼쪽은 성위원회 상무위원 겸 비서장 리지치엔, 다섯번째 오른쪽은 성 위원회 상무위원 겸 성 군구 사령관 왕전우,

여섯번째 왼쪽은 성 고급인민법원 원장 양다오전, 여섯번째 오른쪽은 성 인민검찰원 검찰장 지아오정안이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