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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열하 기행(热河纪行) 네째날 - 승덕 (피서산장, 경추산, 보락사)

아침 6시 일어나니 날씨가 쾌청했다.

우리는 서둘러 아침을 먹고 어제 그 봉고차를 타고 중국인들 일행과 함께 피서산장에 갔다.

 

피서산장 문표, 120원. 반값표(半价票), 60원.

늘 그랬던 것처럼 나는 매표소에 가서 여권을 내밀며 반값표를 달라고 했는데 강파르게 생긴 여자 매표원이 외국인은 안된다고 딱 잡아뗀다.

이제까지 계속 반값표를 샀다고 하며 그동안 샀던 표까지 보여주는데도 막무가네다.

그렇다고 안들어갈 수도 없고 조금 기다렸다 다른 창구에 가서 다시한번 반값표로 달라고 해 보았으나 역시 안된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돈을 다 내고 표를 샀는데  이제까지 한번도 뻐짐없이 계속 반값표를 사 왔던지라 할인 안된 전액을 내려니 무척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승덕의 옛이름이 열하인 것은 겨울에도 얼지않는 강이 있어서 붙여졌다고 하며 이곳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곳이라고 한다.

승덕 한가운데 위치한 피서산장은 호수와 숲이 어우어진 경치좋은 곳에 있었다.

피서산장은 청 황제들의 여름 궁전으로 강희 42년(1703년) 착공되어 건륭제때 (1792년 ) 완공되었다고 한다..

여기엔  황제가 거주하는 궁궐 외에도 높은 탑 있는 영우사(永佑寺)도 있었고 몽고초원에 있는 천막집 파오도 있었다.

연암 박지원은 옹정제(강희제 다음 황제)의 고희를 축하하기 위한 사절단의 비공식 수행원으로 북경에 갔다가 황제가 있는 열하, 바로 이곳 승덕을 왔었다.

그리고 귀국후 3년에 걸쳐 유려한 필치로 단순 여행기에 그치지 않는 기행 수필속에 정치 경제 문학 풍속을 아우르는 걸작 열하일기를 완성했다고 한다.

 

우리는 오늘 산해관까지 가야했음으로 중국인 일행과 헤어져 서둘러  피서산장 관람을 끝내고 따로 봉고차를 타고 경추산(봉추산이라고도 한다)으로 갔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봉추산을 올라갔는데 케이블카가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산등성이에 천단공원의 기년전같이 생긴 둥근 원추형 지붕의 큰 절이 보였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절이 외팔묘의 하나인 보락사(普樂寺)였는데 다시 승덕에 온다면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올라서 꼭 보락사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높은 위치에서 멀리 내려다보며 넓은 산야를 달리니 기분이 좋았고 사방으로 보이는 경치도 기막히게 좋았다.

경추산은 커다란 빨래방망이같은 바위가 산 정상에 서 있었는데 어찌 이런 잘룩하고 높은 바위가 서있는지 정말 신기했다.

산 정상에 서니 승덕 시내가 내려다 보였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우리는 산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고 버스터미널까지 타고 갈 봉고차를 기다렸다.

어제 운전기사가 일인당 100원씩 받고 진황도 가는 버스표를 사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오후 2시에 우리를 데리러 온 봉고차는 차도 어제 그 차가 아니었고 운전기사도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를 태우더니 승덕 시내로 들어 갔는데, 버스정거장에 내려주지 않고 냅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로 들어서 두시간 반을 달려  진황도까지 데려다 주었다.

기사에게 어찌 버스표를 사서 버스를 태워주지 않고 그냥 가는지 물었지만 자기는 잘 모르고 그저 진황도까지 데려다 주기만 하라고 지시 받았다고 했다.

그들 사이에 무슨 계약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하여간 구경할건 다했고 오늘의 목적지인 진황도까지 갔으니 우리도 불만이 있을게 별로 없었다.

승덕 진황도간 고속도로는 새로 건설되어 그런지 다니는 차가 거의 없었고 시원하게 잘 뻗어 있었다.

 

진황도 기차역에 내려서 내일 오후 4시 45분 산해관 출발 심양북역 도착 동차표를 샀고 바로 역에서 나와 택시로 산해관을 향했다.

산해관은 진황도 외곽 지역으로 진황도시 산해관구라고 한다고 한다.

역에서 산해관까지 가는데 택시는 주로 바닷가를 한시간 정도 달려 산해관에 도착했고 이미 7시가 넘어 날이 캄캄해 졌다.

택시기사에게 산해관역 근처 작은 빈괸으로 가자고 하니, 역 근처 작은 빈관에 내려주었다.

 

산해관 역 바로 앞이고 주변에 음식점도 많아 맘에 들어서,여관 주인에게 방까지 안내 받고 흥정까지 끝냈다.(방 하나에 80원)

하지만 운전기사가 괜히 주인에게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주인이 갑자기 자기집은 외국인은 받을 수 없다고 하며 외국인을 받을 수 있는 큰 빈관으로 가라고 했다.

내가 그러면 방하나에 100원씩 주겠다고 했지만 착해 보이는 여자주인은 돈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라면서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처 천하제일 관문 앞에 있는 경산빈관에 가면 외국인도 숙박 가능하다고 알려 주었다.

 

우리는 타고왔던 택시를 도로 타고 택시에 달려있는 내비게이터에 의지해서 경산빈관을 찾아갔다.

경산빈관은 깨끗하고 커다란 마당이 있는 여관인데 값은 좀전 빈관보다 두배이상 비싸서 방하나에 200원이었다.

내가 중국여행을 한두번 온것이 아닌데 외국인이라고 정말로 거절 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열하 피서산장(热河避暑山庄)

 

 

 

 

 

 

 

 

 

피서산장 안에 있는 영우사 탑

 

 

 

 

 

 

 

 

 

 

 

 

 

 

 

보락사(普樂寺)- 경추산 기슭에 있었다.

 

 

 

경추산

 

 

 

 

 

승덕 - 진황도간 고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