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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열하 기행(热河纪行) 세째날 - 중국 기차여행(승덕 가는 잉쭤)

아침 7시 55분 우리는 북경역에서 승덕행 K7711 급행열차를 탔다.

북경 승덕간에는 쾌속으로 달리는 동차는 없고 급행열차만 있는데,소요시간은 4시간 ~5시간 걸린다.

우리는 북경역에서  승덕까지 네시간 반 걸리는 보통급행 열차표를 샀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값이 싼 잉쭤(일반석) 표로 사니 40원(한국돈 7천원) 밖에 안했다.

중국 기차는 크게 나누어 루안워(软卧 : 폭신한 침대차) 잉워(硬卧 : 다소 딱딱한 침대차) 잉쭤(硬座 : 딱딱한 일반좌석) 이렇게 세가지로 구분된 표를 파는데 값차이가 많이 난다.

우리가 40원에 산 북경 승덕 간 기차표도 같은 기차지만 잉워표는 94원 루안워 표는 136원이다.

 

우리가 탄 잉워 칸은 복층구조로 되어있어서  객차 한칸을 위층 아래층으로 나뉘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침대칸은 위 중간 아래 3개  침대로 나누어야 하니까 복층구조 설치가 불가능할테지만 제일 싼 잉쭤칸은 앉아 가니까 천정이 높을 필요가 없으니 복층 구조로 만들어 승객을 많이 싣자는 중국인다운 합리성인가 보다.

 

우리 일행 네명은은 각각 흩어져 앉게 되었는데 나는 내 연배의 장년 남자와 3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젊은이 두사람, 나까지 해서 네명 한세트가 된 자리에 앉게 되었다.

시간이 얼마쯤 지나서 지루해 질때쯤 우리는 서로 통성명을 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젊은이중 한명은 북경 사는 교량공사 전문 엔지니어인데 출장가는 중이고, 다른 한명은 낚시 가게를 한다는 사람인데 승덕 집에 간다고 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장년은 집이 승덕이라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우리 연배끼리는 보통 무슨일을 하냐고 묻지 않는데,은퇴후 집에서 노는 처지면 말하기 쑥스러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가 은퇴한 한국인이라니까 호기심이 동하는지 꽤나 여러가지 물었다.

그중 한사람이 김정은(金正恩)이라고 종이에 쓰며 아느냐며 물어서 내가 "싼팡(三胖 : 세번째 뚱뚱이 - 중국인들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싸잡아 세뚱뚱이라 부른다) 말이냐 당연히 알지" 하니까 모두 박장 대소했다.

그들이 우리 여행 코스에 대해 묻기에,조선시대 박지원이란 선조가 있었는데 옹정제때 승덕까지 왔었고 유명한 여행기를 써서 우리도 그길을 따라 여행중이라 설명했다.

이윽고 산해관 얘기가 나와 내가 이자성의 농민 반란군이 북경을 쳐들어왔고 그바람에 산해관을 지키던 오삼계가 항복을 해 명나라가 망했다고 하자 그들은 외국인이 중국 역사에 대해 안다는 것이 꽤나 신기해 보였는지 나에게 이런저런 보충 설명을 해주었다.

이자성, 오삼계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보이며 오삼계가 나중에 운남성 왕으로 봉해졌고 반란을 일으켰다 고 했다.

또 북경의 옛이름이 연경(燕京)연경이라고 해서 내가 장난삼아 연이라 이름이 남아 있는 것은 연경맥주 밖에 없는 것 같다고 하자 바로 차창 밖의 산을 가리키며 저산이 연산 (燕山)이라고 했다.

 

이렇게 담소를 즐기는데 교량 엔지니어가 일어나 짐을 챙기더니 우리가 필담은 나누던 종이 한켠에 자이지엔(再见: 안녕히 가세요)이라 적어 놓더니 다음 역에 내렸다.

그리고 우리도 한시간쯤 더 가서 종착역인 승덕에 도착하여 "자이지엔"을 외치며 헤어졌다.

 

 붉은 표는 급행표, 푸른 표는 동차표인데 모두 탑승자의 이름과 여권번호를 찍어 놓았다.

 

열차 복충 구조 윗칸.

 

위층 아래층을 나누는 계단.

 

객차 내부 (오른쪽 런닝셔츠를 내놓은 머리가 짧은 사람이 승덕 산다는 아저씨이다)

 

 

스쳐 지나가는 작은 마을 풍경

 

서지 않고 지나가는 작은 역

 

승덕 가는 길은 산이 많다.

 

중국 농촌 풍경

 

평범한 중국 농촌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