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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78p (전종서의 위성)

가오송니엔이 이어서 연설했는데 적어도 세포와 유기체의 관계처럼 제 N차의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모두 단체 생활을 위해서 자기 한몸 희생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어서 리메이팅이 부에서 내려보낸 초안과 자기가 기안한 세부 규칙을 낭독하고 토론에 붙이자고 했다.

 

모든 회의에서 제안에 대한 찬성과 반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근거하는 경우는 극히 드믈다.

어떤 사람이 제안에 반대하는 것은 제안한 사람 의견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찬성하는 것은 반대를 하면 제안한 사람을 괴롭히게 됬까봐 찬성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찬성 또는 반대하는 사람과 자기와의 친분 관계에 따라 부화뇌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의 토론은 보통때와 달랐다.

심지어 류둥황이 한쉐위가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찬성할 정도였다.

지도 교수와 학생이 같이 식사해야 한다는 규정에는 모두 일치된 의견으로 항의했는데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이 유독 심하게 항의 했다.

가족을 데려오지 않은 물리과 주임이 말하기를 학교가 지도교수의 식대를 부담해 준다면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집안 음식 잘하기로 유명한 왕추호우(汪处厚)는 학교가 지도교수를 위해 식대를 부담한다지만 지도교수 집에서는 전과 다름없이 밥상을 차리면 되지 않겠냐며 한사람이 먹는 것이 얼마 안되는데 무슨 쌀과 장작이 더 들겠냐고 했다.

한쉐위는 자기는 위(胃) 병이 있어 국수만 먹는데 학생과 같이 쌀밥을 먹다가 사고라도 나면 학교가 자기 생명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냐고도 했다.

 

리메이팅이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이것이 부에서 내려온 규정인만큼 기껏해야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세끼만 제외될 수 있다고 했다.

수학과주임이 그에게 각 식탁에 지도교수가 어떻게 나누어 앉느냐 물었고 이것이 그를주춤하게 만들었다.

지도교수 자격을 교수, 부교수, 강사로 하기로 하니 그 수가 사십여명이 었는데 백삼십여 남학생과 먹을 음식을 20개 식탁에 차릴 수는 없었다.

만약 매 식탁마다 한명의 지도교수와 여섯명의 학생이 앉는다면 남은 이십명의 지도교수는 학생들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없었다.

만약 매 식탁마다 한명의 지도교수와 일곱명의 학생이 앉는다면 지도교수는 어느 한쪽을 담당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얼마간의 체통조차  유지하기 어려웠 홍지엔을 학생들이 우습게 볼 수도 있다.

만약에 매 식탁마다 두명의 지도교수와 네명의 학생이 앉는다면 여덟명이 한 식탁에서 먹을 수 있도록 차린 음식이 부족해 질 수 있다.

사람 수가 감소하고 식탁 수가 늘어난다면 음식의 질과 양이 분명히 조악해질 것이고 이것은 학교 보조금이 더 많이 들어가야 한다.

 

모두들 숫자가 가르키는 만큼 떳떳이 주장을 하자 리매이팅은 말도 못하고 검은 안경을 벗었다 쓰더니 다시 벗고 흰자위가 많은 눈을 크게 뜨고 가오송니엔을 바라 보았다. 

자오씬메이는 토론이 점차 커지자 학생들이 식사를 하는 것은 당연히 자유이니 지도교수제도라는 것을 당연히 다른 대학과 연합해서 교육부에 항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원래 정했던 초안을 여러군데 고쳤다.

매 지도교수는 매주일 학생과 같이 적어도 두번은 식사해야 했고 지도교수처는 일정을 짜기로 의결했다.

교장은 공적 업무와 접대로 번잡하고 바쁘니 지도교수로 임몋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이런 의무가 없었지만 아무때나 식사에 참가할 권리는 있었다.

또 부에서 시찰나온 사람이 옥스포드 켐브릿지에 있을때 식사전, 식사 후에 교수가 라틴어로 축복하더라고 하자 가오송니엔은 그것을 모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국은 영국과 달리 기독교의 하느님이 인간세계에 와서 듣고 소통하는 개념이 없으니 식전 식후 딱이 할 말도 없었다.

리메이팅이 안돌아가는 머리를 짜내어 기껏 생각해 낸것이 "죽 한그릇 밥 한그릇 힘들게 얻은 것임을 생각하자."라고 하니 사람들의 떠들썩한 실소만 자아냈을 뿐이었다.

 

아들 딸이 많은 경제과 주임이 중얼중얼 혼잣말처럼 말했다.

"아예 모두 우리 아들처럼 외칩시다. "식사전 달리지 말고, 식사후 뛰지 말자."

가오송니엔이 즉시 그에게 눈짓을 하며 엄숙히 말했다.

"나는 앉아서 식사를 하기 전에 훈도장의 영도 아래 일분간 묵념을 하면서 국가 항전기인만큼 민생문제의 험남함을 생각하고 우리가 밥을 배불리 먹고 있으니 응당 국가와 사회에 봉사해야 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의미 있는 행동이라 생각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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