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p (전종서의 위성)

일주일 수업을 대신하면서 류둥황은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자기가 참 바보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데다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것이 억울하게 생각되었고 잘 해봤자 좋은 소리가 나올 것 같지도 않았다.

만약 학교에서 수업을 대신할 사람을 구해주지 않는다면 이번에 한번 자기가 과주임을 하는 사람으로 학생들의 학업을 위하여 번거로움을 마다 않고 직접 고생과 원망을 다 받아들이고 있을을 확실히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한씨 마누라를 교수로 나서지 못하게 하려다 보니 하필 자기가 와서 대리 강의를 하고 있게 되었고, 한 궁둥이에 의자 두개인 것처럼 일인 이역을 하는 셈이 되었다.

또 사람들이 모두 파벌때문에 견해를 달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서둘러 마무리를 한다 해도 잘했다고 박수 받을 일은 못되었다.

 

동료중에서는 자오씬메이의 영어가 유명했고 그는 여섯시간 강의밖에 안맡았으니 그에게 인간 괸계를 내세워 쑨아가씨의 수업을 대신 해 달라고 청해보고 싶었으나 그가 맡겠다고 할지 안할지 알 수 없었다.

쑨아가씨가 그의 소개로 들어온 사람이 아니던가?

그녀가 가르치려던것이 이렇게  안되게 되었으니 그녀를 보증하고 추천했던 사람이 책임을 안 질 수밖에 없는것이 아닐까?

당연히 자오씬메이의 영어는 자기보다 모든 면에서 나을것 같은데  - 류둥황은 부득이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 하지만 4조의 수준은 형편이 없어서 잘하고 못하고를 분별 못할터였고 하물며 모두 다른과 학생들이니 자기의 본과에서의 위신이 흔들릴리도 없었다.

 

류둥황은 생각이 이미 정해지자 먼저 가오송니엔에게 제안했고 가오송니엔은  자오씬메이에게  이 문제를 협의하자고 했다.

씬메이는 쑨아가씨의 관계 때문에 단호하게 거절은 못했고,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았는데 바로 홍지엔을 추천한 것이다.

송니엔이 말했다."음, 그것도 참 좋은 방법이군. 황선생이 맡은 과목이 너무 적기는 해. 그런데  그의 영어 실력이 어떤지는 알아?"

씬메이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대단히 잘해요."

그렇게 말하면서 속으로 생각하기에도 홍지엔이 저정도의 학생들은 무리 없이 가르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홍지엔은 스스로 알고 있기에도 학교내에서의 입지가 별로 튼튼하지 못했고 또 씬메이의 주도면밀한 설득과 류둥황의 간곡한 권유에 의해 의외로 대담하고 뻔뻔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조심히 영어를 가르치기로 하였다.

 

이일이 일단 발표되자 한쉐위가 가오송니엔에게 와서 공식적으로 자기 부인은 절대로 여기서 영어를 가르칠 생각이 없다고했다.

또 그는 류둥황에게 추호도 유감을 갖고있지 않다며 또 류둥황의 동생인 류 아가씨를 역사학과 조교로 임명해 달라고 했다.

가오송니엔이 기뻐하며 말했다.

"동료들 간에는 당연히 서로 돕고 힘을 합해야지.

다음 학년 초에 반드시 당신 부인에게 도와 달라고 초빙할거요."

한쉐위가 거만하게 말했다. "다음 학년 초에는 나도 여기 있을지 없을지 모는게 문제죠.

통일 대학교에서 대여섯번이나 서신을 보내 나와 내 집사람을 오라고 했습니다."

가오송니엔이 급히 그에게 가지 말라고 권하며 그의 부인의 일은 꼭 다음 학년초에 방법이 있을거라고 하였다.

 

홍지엔이 외국어 문학과 사무실에 가서 수업에 관하여 의논 하는데 쑨아가씨와 마주치자 낮은 목소리로 장난스레 말했다.

" 당신 기분 내가 다 알겠는데 내가 당신 대신 복수해 줄까?"

쑨아가씨는 웃기만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류즈샤오도 더이상 그에게 저녁을 먹자고 청하지 않았다.

 

지도교수제 토론회 석상에서 부에서 시찰온 사람이 먼저 10분동안 모양만 그럴싸한 번드르르한 말을 했는데 평균 매 일분마다 "여러분 내가 영국에있을때"를 반복했다.

그는 말을 끝내며 손목시계를 보면서 자리를 떴다.

청중들은 목구멍속에서 참고 있었던 기침이 여기 저기서 쏬아져 나왔다.

일반 집회에서 3분 정도 조용하다가 회의 주재자의 보고후 다른 사람들처럼 기침을 했다.

모두들 기침소리와 더불어 앉는 자세를 편안하게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