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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5p (전종서의 위성)

아이는 사탕을 달라고 칭얼대다가 그것이 손에 들어오자 얼른 깨물었고 그애의 엄마는 바오 아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아이는 이런 일따위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으나 쑨 마누라는 어쩔 수 없이 바오 아가씨에게 모양새를  갖췄다.

쑤 아가씨는 이렇게 사탕을 갖고 생색내는 일이 돈한푼 들지 않는 일임을 벌써부터 알았는데 그것은 바로 배에서 아침식사 때 나오는 커피마시라고 주는 각설탕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바오 아가씨의 이런 짓거리를 경멸했으나 여기대해 길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 다시 책을 펼쳐들었다.

그녀는 바오 아가씨를 흘끗 보고는 두개의 캔바스천 의자를 끌어당겨  좀더 먼곳에 있는 빈곳으로 밀어놓았는데, 속으로 그녀가 뻔뻔스럽다고 욕을 해대며 자기가 무엇때문에 그녀를 마주보고 있어야하는지 짜증이 났다.

 

그때 황홍지엔( 方鴻漸 :방홍점)이 갑판으로 올라와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면서 걸음을 멈추고 인사말로 몇마디 했다.

그러자 "동생 왔어(원문 : 小弟弟好)?"라고 손 마누라가 마지못해 한마디 대꾸했다.

쑤 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 "어서 가세요, 사람들이 초조하게 기다릴텐데 걱정 안되요?"

황홍지엔이 실없이 웃으면서 쑤 아가씨를 내본체만체 내버려두고 지나쳐 갔다.

쑤 아가씨는 그를 머물게 붙잡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는 하지만, 그가 정말로 그냥 가버리자 실망이 컸다.

책속의 글씨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이어서 귀에는 바오 아가씨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웃으며 말하는 소리가 들려와 참지 못하고 바라보았다.

 

황홍지엔이 막 담배를 꺼내고 있는데 바오 아가씨가 그에게 손을 뻗었고 그가 담배 갑에서 한가치를 빼어 그녀에게 주었다.

이윽고 그녀가 담배를 입에 물자 그가 성냥을 그어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고 그녀는 입에 물고 있던 담매가치를 쪽 빨아들여 담배가치에 불이 붙게 하였고 바오 아가씨는 만족스럽게 연기를 내뿜었다.

쑤아가씨는 몸이 부르르 떨렸고, 이 두사람이 뻔뻔스럽기 그지없어 대중이 모인 공개적인 장소에서 까지 담배를 이용해서 입을 맞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볼 수 없어서 벌떡 일어나 아래로 내려가야겠다고 말했다.

사실 그녀도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았자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식당에서는 누군가 마작을 하고 있을테고 선실에 들어가도 답답할게 뻔했다.

 

쑨 마누라 역시 아래 층으로 내려가 남편에게 오늘은 돈을 얼마나 잃었나 물어보고 싶었으나 남자가 돈을 급히 잃고 오히려 자기에게 분풀이를 하고,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선실로 돌아와서도 오랫동안 입씨름을 할 것이 겁니났다.

그래서 그녀는 경솔히 아래층으로 내려가길 단념하고 아이에게 아래층에 가서 오줌을 누겠느냐고 묻기만 했다.

 

쑤 아가씨는 황홍지엔을 욕했으나 사실 알고보면 그는 억울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때 사람들이 모두 주시하는 바람에 난처하기 짝이 없었는데, 바오 아가씨가 유난을 떠는 바람에 그녀에게 몇마디 말도 못하는게 답답했다.

 

그는 비록 현재 27세 였지만 벌써 약혼한 사람이 있었고 연애 훈련이 되어있질 않았다.

그의 부친은 이전 청나라(신해혁명 이전)의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었고 고향에서는 강남(江南 : 장강 이남지역)의 작은 현에서는 유력 인사였다.

그리고 그들의 향리에서 대도시로 옮겨와 사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세가지 업종에 종사했다.

그 세가지는 바로, 대장간 일꾼, 두부(만들어 파는) 장사, 가마꾼 이었다.

그 밖에 토산품 중 예술품은 흙으로 만든 인형이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대학에 가면 토목공학을 배우는 사람이 제일 많았다.

철은 단단하고, 두부는 싱거우면서도 맛이 밍밍하고 가마는 그 안이 협소한데, 거기다 진흙 기운까지 더하면 그게 바로 그들의 민속 아었다.

바로 관청에 다니며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역시 시원시원한 법이다.

 

이 현 출신중 조우(周)씨 성을 가은 사람이 상해에 쇠붙이가게를 차려 큰돈을 벌었고, 또 동업에 종사하는 같은 고향사람들과 작은 은행을 설립해서 "디엔진(点金)은행이라 명명하고 자신이 사장 직함을 맡았다.

그는 금의 환향할때 이런 말이 생각났다.

어떤 해 청명절 날 고향에 돌아가 제사를 지내고 성묘를 하면서 고향사람들을 사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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