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 선생이 이말을 나에게 했을 때 나는 그가 왜 황 선생에게 이말이 무슨 뜻이냐고 질문하지 않았을까 이상하더라고요.
지금와서 생각하니 바오 아가씨의 약혼자가 중국 항공복권에 틀림없이 일등으로 당첨 되었을꺼예요.
또 만약 그녀가 황씨 부인이 된다면 황선생의 도박 운은 반드시 안좋아질 수 밖에 없지않나요."
충직 온후하고 성실한 사람이 하는 악독한 짓은 밥 속에 들어있는 돌 혹은 뼈를 발라낸 생선 속에 숨어있는 가시처럼 사람에게 예상치 않은 상처와 아픔을 주게된다..
쑤 아가씨가 말했다.
"바오 아가씨의 하는 짓은 정말 여학생같지 않고 하고 다니는 꼴은 민망스러울 정도예요."
아이가 갑자기 그녀들이 앉았는 의자 너머를 향해 두손을 흔들며 깔깔 웃으며 발을 굴렀다.
두사람이 고개를 돌려 돌아보니 바로 바오 아가씨가 그들을 향해 오고 있는데 손에 사탕을 하나 들고 멀리서부터 아이를 놀리고 있었다.
그녀는 붉은 노을 빛 배두렁이(抹胸 : 어린아이의 배을 가리는 작은 두렁이)를 입고 있었고 몸에 꽉끼는 남색 짧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속이송송 들여다보이는 흰색 가죽 구두사이로 매니큐어 칠한 발톱이 드러나 보였다.
열대의 더운 공기 속에서 이런 복장은 아마 가장 합리적인 것일테고 배에 타고있는 외국여자 한두명도 이렇게 입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쑤 아가씨에게는 바오 아가씨가 벌거벗은 몸을 내보이는 것 같이 여겨졌고 중국의 체면을 깍아내리는 짓으로 생각되었다.
몇몇 남학생들은 이것을 보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입가에 침을 흘렸고, 바오 아가씨의 등뒤에서 농담을 하지 않고 못배겼다.
어떤 사람은 그녀를 "익힌 음식점(熟食铺子), 왜냐하면 익힌 음식점에서는 여러가지 색갈의 따듯한 고기를 공개적으로 진열해 놓았기 때문에:
또 어떤 사람은 그녀를 진리(眞理)라고 불렀는데 왜냐하면 "진리는 적나나한 것이다"에서 따왔다.
그렇다고 바오 아가씨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은 "국부적인 진리"로 수정해서 불렀다.
바오(鮑) 아가씨가 다가와서 그들 두사람에게 가볍게 인사하며 말했다.
"이사람들 정말 일찍일어나셨네.나는 무더운 날에는 역시 침대에서 게으름 부리는 걸 좋아하는데...
오늘 나는 쑤 아가씨가 일어나는 것도 모르고 나뭇토막처럼 자고 있었어요."
바오 아가씨는 원래 머리 속으로는 "돼지처럼 잤다"라는 말이 하고 싶었지만 생각을 바꾸어 "시체처럼"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어쨋든 시체는 돼지에 비해서 다소간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은 영문(英文)에서 빌려온 비유였다.
그녀는 얼른 한마디 했다.
"이 배는 하나의 요람같이 달리는데 사람들은 흔들흔들할 때마다 혼미해져서 그저 자고만 싶어지는거예요."
"그럼, 당신은 바로 요람속에서 잠자는 옥동자 겠군요. 보세요 얼마나 귀여워요!" 쑤 아가씨가 말했다.
바오 아가씨가 그녀를 상짝 때리며 말했다.
"당신! 과연 쑤둥포(소동파)의 누나, 재기가 넘치는 여자!'
"쑤 누나"는 같은 배에 탄 남학생들이 쑤 아가씨에게 부르기 시작한 별명이었다.
"둥포(동파 : 東坡)라는 두 글자를 바오 아가씨의 남양(복건,광동성들 중국 남부 연해 지역) 사투리로 읽으면 불란서말 뚱버(tombeau : 묘지)라는 말처럼 들렸다.
쑤 아가씨는 바오 아가씨와 같은 선실을 썼는데 아래칸 침대를 썼음으로 바오 아가씨에 비해서 매일같이 기어 올라가고 기어 내려올 필요가 없어서 훨씬 편리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그녀는 바오 아가씨를 혐오하기 시작했는데 그녀가 무엇이든지 자기를 방해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큰 소리로 코를 골아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하고, 무거운 몸을 뒤척일 때마다. 위칸 침대가 곧바로 아래로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그녀는 바오 아가씨를 살짝 건드리면서 말했다.
"쑨 아주머니 한번 판정을 내려 주세요.
이 아가씨를 옥동자라고 부르는게 뭐 잘못된건가요.
잠을 잘 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데요.
내가 알기에도 당신은 잠자기를 좋아하는데 그건 원래 내가 아무 소리도 내지않고 자니까 당신이 시끄러워서 잠이 깰 염려가 없어서 그런거예요.
당신과 나 둘다 살찌는 것을 겁 내지만 당신이 배에서 이렇게나 자는 것을 좋아하니 내생각에 또 몇 파운드는 당연히 체중이 늘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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