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성 동성애 현상을 기술, 토론을 하면서, 우리는 이 사회에 이렇게 방대한 인간 집단, 이렇게 비중 있는 사실들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의 시력(视力)을 예로 들면, 이 사회의 시력은 비록 다른 방면에서는 사람들의 시력이 대단히 좋다고 해도, 생활 중 어떤 것들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전혀 보지 못한다.
여기서 우리에게 공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사회의 시력이 이처럼 큰 결함이 있다면, 누가 그것이 다른 무슨 중요한 일을 누락시키지 않았다고 보증할 것인가?
우리들의 이 사회에서, 이처럼 거대한 것을 사람들이 보고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사실 동성애라는 것은 절대 경시할 수 없는 일이다.
만일 당신이 여성인데, 불행히도 동성애자에게 시집을 갔다면, 아마 일생 동안의 행복이 이 때문에 사라져 버릴 것이다.
어느 누가 이런 일이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감히 말하겠는가?
우리는 연구를 하면서 이런 부녀자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들은 동성애 같은 것이 있다는 것도 몰랐고, 남편이 동성애자라는 것도 몰랐다. 게다가 세상 남자들이 모두 이런 줄만 알았기 때문에 무슨 원망 같은 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되었으나, 그녀들은 오히려 별로 중요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일의 내막을 알게 되자, 우롱당했다는 생각에 벌컥 성을 냈다.
우리가 이런 예를 드는 것은, 동성애자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한 이 연구의 본뜻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우리가 중국의 현재 동성애 현상의 모든 것을 완전히 설명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정말 그렇게 했다면, 반드시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사회의 상처를 까발려서 불필요한 골치 아픈 일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우롱당하면서도 스스로 모르고 있던 평온함을, 우롱당했다는 것을 자각하게 하여, 고통으로 전환시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질책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 왜냐하면 이 상처가 진작에 까발려졌다면, 우롱당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았을 것 아닌가?
총체적으로 말해서, 이 연구의 출발점은 이 사회의 시력 결함을 우려한 데 있다.
청개구리의 시력을 예로 들자. 청개구리의 시력도 유사한 결함이 있다. 그는 눈앞에 날아다니는 모기는 보는데, 주위의 풍물은 보면서도 보지 못한다. 그래서 길에는 언제나 빈대떡처럼 납작해진 물체들이 보이고, 그것들은 전에는 청개구리였던 것들이다. 그것들은 차에 치여 이처럼 납작해졌는데, 모두 시각상 결함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비록 우리 사회에 대단히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으면서도, 우리는 그것이 인류 자체의 가장 기본적인 것임에도 여전히 하나도 모르고 있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농민들이 많은 아이들을 낳지 않으면 안 되는지, 또 만약 그들이 아이들을 조금 적게 낳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전히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또 대다수 중국인들이 왜 생활을 개선하려고 돈을 쓰기보다는, 차라리 관혼상제 때 돈을 많이 쓰는지도 역시 모른다.
이런 일은 셀 수 없이 많다.
사회학의 각도에서 보면, 이런 것들은 우리가 실험을 해볼 가설이 못되고, 인류학의 각도에서 보면, 우리는 이런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아직도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만약 이런 일들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어느 달인가 차에 치여 납작해진 청개구리 꼴이 될 것이다
동성애 연구는 우리에게 이런 계시를 주었다.
만약 생활 중에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하고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모르는 원인이 우리가 결코 진정한 사실을 알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전에 동성애를 몰랐던 이유는 우리가 이성애(異性愛) 자이기 때문이고, 우리가 농민들이 왜 많은 아이들을 낳을 수밖에 없는지 모르는 것은 우리가 도시인이기 때문이다.
인류학과 사회학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만약 우리가 진정 알고자 한다면, 알 수 있다.
* <그들의 세계> 이은하, 왕소파 著. 1992년 11월 山西人民出版社 出版.
*2023년 1월 29일 시작한 王小坡의 산문집 번역을 마칩니다.
그동안 꾸준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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