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념대로 산 돼지

소동파와 동파육(苏东坡与东坡肉) 1/2

버트란드 러셀(영국의 세계적인 철학자, 1950년 노벨 문학상 수상)

 

내 부친은 논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였다. 우리 형도 논리학을 전공한 박사(Ph.D)였고, 나 자신도 논리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흥미는 논리학 자체보다  논리학자에 대한 흥미가 발전한 것이다.

금 세기 초에, 버트란드 러셀(1872~1970: 영국 철학자, 수학자. 논리분석 법으로 유명)은 자기 이름을 따서 이름 지은 러셀 패러독스(역설 : 패러독스들이 야기하는 문제를 철학적으로 검토)를 발견하고,  얼른 편지로 프레이저에게 알렸다. 프레이저에게 알리는 김에 이 역설의 발견으로 자기가 반생 동안의 이룩한 사상체계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썼다.

프레이저는 깊이 생각해 본 다음,  이렇게 회신했다.

"만약에 내가 무엇이 정확한 결론인지 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오......" 나는  프레이저가 그야말로 배꼽을 쥐고 웃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그에게 딸이 있었다면, 나는 반드시 그녀에게 장가  들어 마누라 삼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그를 나의 장인으로 만들 것이다.

그런데, 다시 말하려다 보니, 설령 프레이저가 딸이 있었다고 해도, 나이상, 외할머니 정도 되게 하는 것이, 마누라로 얻는 것보다  훨씬 타당하다. 이렇게 되면, 프레이저는 당연히 나의 장인이 아니고, 즉 외조부가 된다.

내가 미국에서 대학에 다닐 때, 비슷한 일을 본 적이 있다.

한 번은 강의실에서, 어떤 뚱뚱한 여학생이 졸고 있는데, 갑자기 교수가 큰소리로 잠 깨라고 질문을 던졌다. 불쌍한 그녀는 전혀 듣지 못했는데, 어찌 대답을 할 수 있겠는가?

미국에서는 교수가 학생에게 질문을 할 수 있고, 학생도 교수에게 질문할 수 있다. 만일 교수로부터 질문을 받으면, 바로 "좋은 질문입니다!"라고 한다. 문제에 대한 답이 없으면, 이어서 강의를 한다. 이 여학생은 정신이 없어서 길게 길게 늘여서 말했다.

This~~ is~~ a~~ good~~~~ question~~.(좋은 질문입니다).... 모두 웃느라고  배꼽이 떨어질 뻔했다.

수업이 끝나고, 나는 그녀에 대해서 한참 동안 생각해 보았다.

그녀가  뚱뚱하고, 암내가 난다는 걸 생각해 내고, 겨우 궤도를 벗어난 생각이 사라졌다 ----  프레이저는 이렇게 웃긴다.

본 주제로 되돌아가서, 다른 재미있는 논리학자로 비트겐슈타인(1889~1951.오스트리아 출신 영국 철학자, 논리학자)이 있는데, 러셀이 그에게 영국에 와서 책을 내는 문제를 강구하자고 했다. 비트겐슈타인은 여비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러셀에게 돈을 빌리려고 하지도 않았다.  결국 러셀은 비트겐슈타인이 앞으로 머물 케임브리지의 낡았을 가구들을 미리 샀다. ---- 나는 그들 둘이 모두 되게 웃긴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논리학자인 그들이 이런 얕은 유머감을 구사하는 것을 보며, 수리 논리학을 공부했다. 처음에는 역시 재미있었는데, 나중에 가서는 곤란한 문제에 봉착하여, 결국 공부를 포기했다.

나는 수학에도 흥미를 가졌다. 이런 흥미는 방정식에 대한 흥미가 발전한 것이다. 사람들은 일찍부터 2차 방정식은 공식을 알아야 풀린다는 걸 인다. 하지만 2차 이상 방정식은 어떻게 풀까?

19세기 이전 사람들은 몰랐다. 17세기에 어떤 이태리 수학자, 교수가 3차 방정식의 해법에 대하여 조금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오후,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교실 안에서 그는 학생들에게 자기가 알게 된 것들을 강의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갑자기 "꽈당" 하는 큰 소리가 울렸다. 하늘에서 낙뢰가 떨어져, 교실을 스쳐 지나가 화단에 떨어졌다.---- 푸르스름한 벼락 빛이 좁은 돌 창으로 확 들어오더니 돌벽에 하얗게 비쳤다. 교수는 너무 놀라 손으로 심장을 가리고, 학생들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비밀을 건드렸나 봅니다 ---- "

나는 이 이야기를 읽고, 웃느라고 하마터면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다.

3차 방정식이 뭔데 벼락을 내리칠만한 가치가 있다고 ---- 교수는 하나님을 옹졸한 좀생이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나도 수학 깨나 했는데, 그럭저럭 배우다 보니 흥미가 없어졌고, 역시 그만두게 되었다. 비슷한 과목으로 물리학, 화학이 있는데 처음에 배울 때는 흥미가 매우 컸지만, 나중에 가서는 흥미가 없어졌고, 지금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