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 영화, 독후감. 나의 생각

바이칼 알혼섬은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는 주장에 대한 나의 생각

어떤 사람은 바이칼 알혼섬이 한민족의 시원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 섬 원주민인 브랴트족이 동진을 해서 고구려의 시조가 되었다고 하는데 고구려의 시조가 바로 한민족의 시조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는가?

고구려는 흉노에서 파생된 여러 부족의 집합체였고 선비, 거란, 지두유, 말갈족이 주된 구성원이라고 한다.

그러니 여러 부족들 중에 브랴트족이 일부 섞였다고 해서 우리 민족의 조상이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더구나, 고구려, 발해 멸망시 그 유민들이 육이오 때 이북 사람들이 남쪽으로 피난 온 것처럼 좁은 한반도로 밀려 내려오지도 않았었다.

대부분의 백성들은 왕조가 망하든 말든 여전히 자기 땅에서 살아간다.

중국에서 혹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지배하던 왕조가 바뀌었다고 해서 민족 이동이 일어난 적이 있는가?

당연히 고구려, 발해 멸망 후, 유민의 후손은 거의 대부분 옛 고구려 지역인 중국, 러시아 지역에 살고 있을 것이다.


역사학계에서는 우리나라가 단일 민족이라는 주장은 이미 정설이 아니라 하며 우리 민족 전체의 25%는 남방계 75%눈 북방계라 추정한다고 한다.

또 기마민족이라는 근거가 되는  북방계도 애초 출발점이 중국 동북방이라기도 하고, 알타이 산맥 지역이라기도 하고 설이 분분하다고 한다.

알혼 섬에서 온 브랴트 족이 확실한 것도 아니지만 일부 고구려 쪽으로 내려 와 고구려 구성원이 되었을 수도 있다.

만약 고구려를 구성하고 있던 여러 민족의 이동경로의 원점을 모두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 했다가는 아시아 전체가 유리 민족의 시원이 되어야하는 모순에 이를 것이다.

따라서 알혼섬 부랴트가 고구려 구성원의 일부가 되었다고 해서 바이칼 알혼섬이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고 하는 것은 억지스런 주장이다.


처음 육당 최남선이 이곳을 민족의 발상지가 아닐까 주목했다고 하나, 별다른 연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단지 관심을 갖어본 정도였지 않을까 한다.

괜히 갖다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별다른 근거도 없이 우리민족의 시원이라는 주장을 하다보니, 이에 대해 잘 모르고 민족에 대한 자금심이 넘치는 대중들이 우루루 거기 동조하고 나선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런 식으로 자기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세월이 계속 흐르다보면, 마치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어처구니 없는 역사의 허구가 생겨날 것이다.


또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알혼 섬에도 장승과 솟대가 있고, 선녀와 나뭇군 설화가  있다고 하지만 억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 섬의 선녀와 나뭇군 설화는 우리와 달리 선녀가 아닌 백조였고 백조가 털을 벗고 목욕할 때 깃털을 한개 감춰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게 했다는 내용이라 한다.

비슷한 풍습과 설화를 공유하는 민족은 많다.

그리고, 비슷한 풍습과 설화를 공유한다 해서 같은 민족이라고 할 수는 없다.

설화의 내용은 나라마다  대개  비슷하면서도 분명히 조금씩 다르다.

풍습과 설화가 비슷하다는 것은 어떤 가설을 세우는 근거는 될지 몰라도 결론을 내릴만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나는 바이칼 알혼섬에 다녀와서 그곳이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고 쓴 글을 서너가지 보았다.

대개는 아무 근거도 없이 누가 그러더라라는 정도의 수준일 뿐 정작 확실한 근거를 제시한 글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면서, 또는 괜한 민족적 자긍심 때문에 엉뚱한 역사를 꾸며대는 일은 일어나면 안된다.




알혼섬에 새로 만들어 세운 장승들 (우리나라 장승, 사람모양의 장승과는 확연히 다른 주로 짐승을 새겨 놓은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