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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11일간의 사천성 여행 6일째 (캉딩 가는 길 -1)

구채구 황룡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청뚜 민막직에 다시 와서 잤다.

다음날 아침 9시 지하철을 타고 시외버스 역에 가서 미리 예매해 놓은 10시 출발 리탕행 버스를 타러갔다.

한시간을 남겨놓고 미리 가고 더구나 지하철을 타고 가니 30분이면 가려니 하고 사간상 여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게 아니었다.

차표를 사러 왔을 때는 택시를 타고 왔었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 가려니 무척 멀고 낯설었고 목적지인 버스터미날을 확실히 모르니 시간 가늠을 하기 힘들었다.

버스 출발 시간이 채 30분도 안남았다고 생각되니 마음이 다급해져서 거의 뛰다시피 걸어서 겨우 10분전에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한데 버스에 타니 승객들은 모두 젊은 사람들 뿐, 우리네 시골버스처럼 보자기 주렁주렁 든 시골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2~30대의 청춘 남녀들로서 저마다 등산배낭과 묵직한 최신형 카메라를 메고 있는 것이 무슨 고급 관광 버스처럼 보였다.

나이 든 승객이 안보이는 것이 다소 의아했지만 워낙 높은 고산지대를 가는 버스라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버스 출발 전, 운전기사가 차표 검사를 하는데 이버스가 리탕을 지나 다오청까지 간다고 했다.

우리도 어차피 야딩이나 샹그리라가 목머리를 적지이니 잘됬다 싶어 추가 요금을 더 내고 다오청까지 가기로 했다.

키가 작달막하고 깡마른 머리를 율브린너같이 박박 민 5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기사가 돈만 받아가고 아무 영수증도 끊어주지 않아서 약간 불안했다.

그래도 제가 몰고가는 버스인데 설마 오리발이야 내밀까 싶어 영수증을 채근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이윽고 버스가 출발하고 약간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옆사람에게 이차가 몇시에 다오청에 도착하냐 물으니 내일 오후 다섯시에 도착한다고 한다.

어라! 그럼 버스에서 자야되나  물으니 그게 아니고 오늘은 캉딩에 가서 자고 내일 새벽 다시 출발하여 다오청까지 간다고 한다.

우린 야딩이나 샹그릴라를 보고 리장, 대리, 쿤밍을 거쳐 다시 청뚜에 가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과연 시간이 될까 걱정 되었다.

처음 가는 곳이라 지역간 소요 시간을 잘 모르는데 특히 천장공로(청뚜에서 라싸로 가는 공로)는 가본 한국사람이 별로 없어 인터넷이든 뭐든 물어볼 데도 없었다.

-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버스는 30명 정원의 자그마한 크기인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비포장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려면 무겁고 긴 대형 버스로는 불가능해 보였다.

커다란 개천이 흐르는 길을 가기도 하고 큰 강이 나타나기도 했으며, 무지무지 높은 고원지대 비포장 도로를 를 달리기도 했는데 때때로 눈부신 설산이 차창너머 보였다.

처음 설산이 보이자 중국 젊은 처녀들이 "와! 쉐산(雪山)이다! "함성을 지르며 흥분했었는데 설산도 계속 나타나니까 심드렁해졌는지 나중엔 별 반응들이 없었다.

 

우리는 8시간쯤 버스를 타고 가서 5시가 약간 넘은 시간에 캉딩에 도착했다.

마적같이 생긴 버스 기사가 외국인인 우리가 걱정 되었는지 일부러 우리에게 와서 내일 아침 5시반에 바로 이자리에 와서 다시 버스를 타라고 재삼 강조했다. 

여관을 정하고(1박 120원) 시내 구경을 갔다가 티벳 아줌마가 구어주는 꼬치구이와 맥주를 먹고 돌아왔다.

 

여관에 돌아와서 자는데 무척 추웠다.

- 여기도 해발 3600m라고 하니 추운게 당연하겠지.

새벽에 추워서 잠이 깨었는데 사방 불빛 하나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안들렸다.

문득 여기가 베이징에서도 3000km이상 떨어진 천장공로 중간에 있는 외진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낭에서 가져온 옷을 모두 꺼내 입고 다시 잤다.

 

야안,버스 터미널. 아주 비좁은 곳으로 대합실은 없고 바로 두어군데 밥집이 있어 승객들이 접심을 먹고 가는 곳이다. 

 

우리가 타고 가는 버스, 혹시 몰라서 버스 번호판을 적어 놓았다. 

 

가는 길 내내 경치가 수려했다. 

 

산지인데 수랸이 풍부했고 몇군데 수력 발전소도 있었다. 

 

문득 달리는 차창너머 설산이 보였다. 눈 부시게 빛나는 하얀 봉우리가 이세상 같지 않았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설산. 

 

이랑산을 넘어오니 교통경찰 초소가 있었고 잠시 쉬었다. 중국 교통 경찰은 위세가 대단해서 운전기사들이 함부로 말도 못붙인다. 

 

루딩 풍경 

 

강옆에 있는 이름 모를 도시. 

 

커다란 계곡에 콸콸 물이 흐른다.어디나 수량이 풍부하다. 

 

멀리 설산이 보인다. 무슨 발전 시설 같아 보인다. 

 

가는 곳마다 경치가 좋은데 구경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을 밖에서는 도대체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