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色 : 212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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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깃발이 나부끼고 거리에심어놓은 꽃들이 만개했다.

넓은 길 도처에 현수막이 내걸렸는데 인민대회 및 정치협상회의와 연관되는 축하 글들이 씌여 있었다.

대표위원 개개인의 얼굴에는 즐거운 웃음이 넘쳐 흘렀고, 가슴 앞쪽에는 자란스럽게 붉은 색 출석증을 달고 웃고 떠들며 회의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것은 칭윈시 시민들의 정치 활동을 위한 성대한 축제였다. 

시민들은 거리에 장식된 인민대회 선전물 만 봐도 기분이 즐거웠다.

게다가 TV, TV방속국에서 대표위원들의 얼굴과 음성이 나오고, 그들이 지금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이 칭윈시의 큰 일(大事)이며, 동시에 이런 일에 참여하고 있는 각자의 신분과 영예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당신 아들이 정치협상회의 위원이야?"

나 방금 TV에서 봤어!"

어떤 아줌마가 장바구니를 들고 오는 아저씨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어렸을 때는 그렇게 까불더니 지금은 되게 출세했네!"

 

"그럼, 그럼."

아저씨가 기뻐하며 커다란 연어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흔들며 말했다.

"그애한테 집에 와서 밥을 먹으라고 했는데 거기서 밥을 준다고 안온대."

 

이때 화려한 꽃무늬 옷을 입고 핸드백을 든 아줌마가 다가왔다.

그녀는 두 사람이 나누는 말을 듣고 놀란 듯 말했다.

"아이고, 우리 사촌 여동생이 금년에 인민대회 대표로 뽑혔대요!

그애는 칭쟝웨 여관의 주인인데 정말 능력이 있어요.

금년에 모두들 그녀에게 표를 찍오주어 인민대회 대표가 되었는데 그저께하고  어제도 그애 이름이 신문에 난 것을 내가 봤어요!"

 

좁은 구역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

모두들 누구 누구가 대표가 되었다느니. 누구 누구가 위원이 되었다느니 하며 떠들었는데 말하는 사람은 모두 자기가 출세한 것처럼 뽑내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덩달아 기분이 들떠있었다.

 

1월 22일.칭윈시 인민대회 개막 하루 전날이 되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회 주석단의 제일차  회의에서 대표들이 제출한 질의안과 질문 관련 사항을 통과시켰다.

규정상 "대표들이 연명으로 제출한 질의 안은 본 대회 기간인 1월 23일부터 1월 27일 오전까지  성 인민정부, 성고급인민법원, 성 인민겁찰에 업무보고 기간 내에 제출할 것."이라는 규정이 있었다.

 

1월 22일 시장 송지엔더는 시 정부를 대표해서 업무 보고를 했다.

안배된 회의 일정에 따라 대회의 계속된 순서로 시 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인 시 재정국장이 곧바로 시 발전계획과 재정예산등 업무보고를 했다.

이어서 검찰장 바오쉬창, 법원장 우쟝산이 따로따로 시 검찰원과 시 법원을 대표해서 업무보고를 했다.

 

이날 오후 시 인민대회 주임 지더칭은 여러명의 대표들이 제출한 환경보호 부문에 있어서의 문제점에 대해 제출한 질의안을 매우 흥분하여 접수했다. 

왜냐하면 이 질의안은 그가 정성을 다하여 계획하고 제출 절차를 미리 준비한 것이었기 때문이었고,그는 매우 만족해 했다.

그는 그들에게  발표때 열심히 준비하고, 발언 강도도 잘 유지할뿐 아니라  주제를 잘 파악해야 한다 등등을 두번세번 부탁했다.

 

그가 채 말을 끝낸지 얼마 안되어 대회 관리처 의안 담당자가 다시 한통의 질의서를 가져왔다.

얼핏보니 기업계 대표 완싼먼, 디쌍산등 27명이 공동 서명한 것임을 알수 있었는데 제목이 <칭윈 시 정부의 청렴한 정치 만들기에 있어서 문제점이 돌출하여 사회여론이 강렬히 반응하고 있다>라는 질의안으로서 시 정부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 문서를 보고 지더칭은 깜짝 놀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기 서명한 27명 대표의 이름 말미에 뜻밖에도 전 성에서 유명한 특급교사 지원링의 이름이 씌여있자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