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 중국 인텔리의 봉건 유풍(中国的知识分子的中古遗风) 1/2
현대 중국 인텔리에게, 봉건 유풍이 얼마나 남아 있나를 비교해 보면, 먼저 제약을 받고 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커씨 노인(柯老)은 인텔리는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고 했다. 첫째 게으르다는 것이고, 둘째 천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일만 때리지 않으면, 꼬리를 하늘에 닿도록 추켜올릴 거라고 했다. 그 노인네는 학관(学官 : 옛날 관립 학교의 공부 감시관)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며칠 전, TV 드라마 <바늘구멍 골목>에서. 한 파출소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 후 나는 그가 정식으로 사과하기를 계속 기다렸으나, 이젠 포기하고 기다리지도 않는다.
말이 나온 김에, 하방(下放) 당시 군(軍) 대표는 고집스레 나를 인텔리(지식분자)라고 표현했는데, 아마 나를 어떻게든 힘으로 고쳐보려고 그랬던 것 같다. 이 사실은, 중국 인텔리의 엉덩이는 학관의 곤장과 가까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반면에 외국의 예를 들면, 명성이 자자한 후커(1926~1984: 프랑스 철학자)가 있는데, 그는 고대 그리스의 유풍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공개적인 동성애자였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이 그를, 기둥에 묶어 놓고 화형을 시켰다는 소리는 들은 적 없다.
어떻게 말하든, 외국의 인텔리는 여전히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방법만 달라졌는데 ---- 그렇지 않다면 인텔리라고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기 학문을 하면서 사회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학문을 하는 데는 모두 속셈이 있겠지만, 나는 거기에 대해서는 평론하지 않겠다.
그들이 사회에 대하여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그야말로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 하지만 중국과는 관심의 방식이 너무나 달랐다.
중국 인텔리는 사회의 윤리 도덕에 대하여 관심을 가졌고, 자주 팔을 걷어붙이며, 시비를 논했다.
반면에, 외국의 인텔리들은 과학을 기점 삼아, 인류의 미래에 관심을 가졌다. 이는 도덕 문제를 토론할 때도, 역시 이성을 기초로 토론한 것이다.
에리히 프롬(독일계 미국 사회심리학자), 마르쿠제(독일계 이국 철학자)의 책은 국내에서도 모두 번역본이 있으니, 읽어 보고 나면 모두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윤리 도덕에 열중한 사람은, 서양에서는 주로 성직자 들과, 그밖에 몇몇 가정주부들이었다.(내가 듣기에는 미국의 에로 배척 협회는 모두 가정주부들이 이끌었다 ---- 전체가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감히 주장하건대, 대학교수는 강단에서 절대로 이렇게 말하지 않았다. "너희들, 죄인들은 빨리 참회하라...." 이는 신분에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텔리가 게거품을 품고, 다른 사람에 대하여 요란스럽게 가치 판단을 한다는 것은 수준이 한참 떨어지기 때문이다.
교황 본인이라도 절대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TV에서 교황을 본 적이 있다. 그는 빙그레 웃으며, 온화하게 말했다. 교화시키기 어려울 것 같은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하나님께서 늘 당신과 함께 하시도록 기도하겠소. ---- 우리나라 모 작가가 걸핏하면 해대는 말, " 나는 ×××에게 경고한다", 와는 정말 천양지차다. 내가 알기로는, 교황은 박학다식해서, 나는 그가 진짜 인텔리라고 생각한다. 그가 이 말을 듣고 시큰둥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인텔리들이 사회문제를 토론할 때 자주 하는, 한기지 말은 다른 사람이 너무 무지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해외에서 유학할 때, <인민일보> 해외판에서 한 편의 글을 보았다. 거기서 필자는 지금 대학생들은 수준이 형편없다고 개탄했다. 심지어 "과노모파(郭鲁茅巴)" 조차 모른다고 했다. 그 말을 나 역시 몰랐으며, 순간 한차례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나는 그가 몽골인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왜 그를 알아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밤늦도록 생각한 끝에 겨우 생각해 냈다. 알고 보니, 그것은 곽모로, 노신, 모순(1896~1981 중국 현대작가), 파진의 4 인물을 줄인 말이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지식의 많고 적음은 객관적 표준에 따라야 하는데, 그는 자기가 멋대로 엮은 은어를 지식의 범주로 삼은 것이다. 이건 객관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현재 중학생들이 이원철(李远哲: 대만계 미국 화학자. 1986년 노벨 화학 상 수상)을 모르면 처벌 대상이다.---- 내가 알기로는 화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나 이 선생의 이론을 배울 것이다.
그들은 그밖에 "극성팬"으로 마음이 홀리는 것도 처벌 대상이지만, 양진우(미국 이론물리학자, 노벨 물리학 상 수상), 이정도(미국 물리학자 노벨상 수상), 이사광(중국 지질학자)이 누구인지는 전혀 모를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이 세 인물의 학문은 정말 높고 깊다. 하지만, 중학생들은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학문도 모를 텐데, 억지로 이름을 외운 들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더더구나, 이름을 손꼽아가며 외운 들, 그중 반 이상의 사람이 미국 국적인데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입시킬 건가?
그밖에 한 가지 즐겨 말하는 화제는 다른 사람의 "격이 낮다"라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의 의미를 그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형제들이여, 나는 격이 대단히 높소. 나는 절대 속된 사람이 아니요!"
나는 한 편의 헝가리 소설에서 이런 어조를 보았다. 그 소설의 제목은 <말하는 돼지>였다. 전체적으로, 이 글의 요점은 '다른 사람은 모두 행실이 좋지 못하니, 결국 사회의 도덕 수준을 대대적으로 높여야 한다'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라가 엉망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잘못을 끄집어내는 글은, 외국 간행물에도 있다. 단지 끄집어낸 잘못이 비교적 믿을 수 있고, 남을 폄하함으로써 자기를 높이려 하지 않는다.
만약 윤리 도덕의 기능을 비판과 건설이라는 두 가지 방면으로 요약한다면, 위에서 말한 것은 비판 방면에 속한다.
나는 이것이 사회를 비판한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 이것은 사회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비판한 것이다.
중국 인텔리의 비판 화력은 두 종류의 인간에 대해서 제일 맹렬하다.
한 종류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에 대해서인데, 특히 중고등학생에 대해서이다.
다른 한 종류는, 지뢰를 밟아 발목이 날아간 사람 같은 사람들이다.(실수로 사회의 지탄을 받게 된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임)
이 이치는 매우 명백하다.---- 그들이 다른 사람이나, 우리나 건드릴 수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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