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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대로 산 돼지

적극적 결론(积极的结论) (三)

맥아더 장군은 한편의 기도문을 썼다. 그것은, 그의 아들을 대신하여, 하느님에게 몇 가지 품행을 하게 해 달라고 하는 기도문이었다.

각종 품행을 두루 달라고 하면서, 또 그의 아들에게 유머감도 달라고 했다. 만약 다른 것이 없다면, 사람은 낙관적인 기분을 유지할 수 없지만, 유머감은 아무래도 좋다.

내 생각에는, 여기(미국) 젊은이들은 유머감이 없다. 오히려 중늙은이들이 유머감이 있다. 각종 토론회에 머리가 번들번들 벗겨진 사람들이 자주 오는데, 얼굴에 모나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몇 마디 던지면, 모두들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린다.

만약 내가 그들의 말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아마 이런 유머감은 매우 교활하고 간사할 것이고, 그 자체가 소극적일 것이다.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묻지 마라. 나는 밀고자가 아니니까.

어쨌든 나는 아니다. 나는 대머리가 까지지도 않았으니까.

나는 지금 불혹(40세)의 나이에 들어섰고, 겨우 정상적인 이성(理性)에 가까워졌다. 무병 무탈(无病无灾)하고 또 유머감도 있으니, 믿을 수 있는 일이나 믿을 수 없는 일을 만나도 나는 능수능란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젊었을 때는, 건전한 이성도 없었고, 유머감도 없었다. 그렇게 어찌 대충 어물어물 살았는지, 사실 큰 의문이다.

동년배들과 교류할 때, 그들은 말했다. 그들은 일이 생겼을 때, 자신 또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혹은 소박한 감정이 시키는 대로 한다고 했다. 이런 상태를 어쩌면 경건함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석 역시 의문이다. 나는 경건하게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들은 황당한 일에 연루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결코 이성이 결핍되지 않으며, 많은 과학자들이 종교를 믿는다. 게다가 굳은 믿음으로 자기의 영혼을 구제받으니, 사람들은 경건하고 성실하게 이성의 궤도 안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경건 성실함에도 많은 블랙 유머적인 요소가 있다.

들여다보면, 문제는 경건 성실함에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종교는 근대에 들어서서야, 겨우 합리적이 되기 시작하였다. 과거에 마녀라고 태워 죽이고, 이단이라고 박해하는 짓도 많이 했지 않는가?

우리는 당시 교회가 브르노(Buruno)를 태워 죽인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경건하게 종교를 믿지만 이런 행위에는 동의하지는 않는다.

나는 천성이 선량하며, 이 점에 대하여 너무 잘 알고 있으니, 분명 사람을 태워 죽인 인간들에게 이렇게 권했을 것이다.

"여러분, 저 사람이 기껏해야 태양중심설(日心说)을 주장했을 뿐인데, 화형을 시킨다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닙니까?"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듣는다면, 틀림없이 나도 끌고 가서 화형을 시키려 했을 테고, 그렇게 되면, 나는 금세 권하려던 방향을 바꿔, 브루노를 향하여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형제여, 이게 무슨 고생이오? 가서 잘못했다고 그러시오."

이것이 바로 내 젊었을 때 사람 됨됨이의 모습이다. 이것은 당연히 건전한 이성(理性)이라고 할 수 없으며, 머리가 둔하고 힐 수밖에 없다. 이런 두뇌로는 영원히 태양중심설이 맞는지 틀리는지 밝힐 수 없다.

만약 내가, 중국인들 대다수가 모두 나와 같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분명히 적극적인 의의가 있는 결론이 아닐 것이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것처럼 말한다.

나는 유순한 사람이라, 지도자는 나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알았고, 심지어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도 껄껄 웃을 수 있었다.

이것은 나의 착오이다. 사실 나는 그렇게 유순하지 않다.

나의 적극적인 결론은 이렇다. 진리는 비할 수 없이 솔직하고, 비할 수 없이 단단하다. 그래서, 모든 조금 유순한 것은 진리라고 할 수 없다.

안데르센은 동화 < 영광의 기시 밭 길 >에서 솔직하고 강인한 사람들에게 바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가 언급한 사람은 전부 외국인이다.

중국 지식인은 이치상 당연히 자기의 본보기가 있어야 한다.

이때, 내 뇌리에 몇몇 이름들이 떠올랐다. 진인각(陈寅恪) 교수, 빙우란 (冯友兰) 교수 등등.

진 교수로 말하자면, 우리는 그가 일생 동안 정력을 다 바쳐서, 매우 중요한 화본(话本: 宋代 백화소설) < 재생연(再生缘) >을 고증했다는 걸 알고 있다.

이일을 생각하면, 우리는 분발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조금 애잔함을 느낄 뿐이다.

브루노(Giordano Bburuno : 1548~1600)

이탈리아 자연과학자, 철학자.

스콜라 철학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반대.

저서< 무한 우주의 세계 >에서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지동설)을 한층 발전시킴. 이단으로 몰려 화형 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