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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이야기

2011. 10.23.춘천마라톤

2011년 춘천 마라톤

10/25/2011 03:24 am공개조회수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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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23일.
새벽 5시 40분에 집을 나서서 지하철을 타고상봉역으로 가서 춘천가는 차를탔다.
이제까지 춘천마라톤을 갈때는 의례 버스를 타고 갔으나 이번에는 금년 개통된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상봉역에서 춘천행 6시30분 출발하는 차를 탔다.
시간이 일러서인지 자리도 넉넉했고 승객들은 대부분 운동화를 신은 마라톤 참가자들이었다..
1시간 20분 만에 춘천역에 도착, 걸어서 10분 정도되는 집결지로 갔다.

날씨가 흐려서 부연 안개가 드리워져 있었고 회색을 배경으로 노란 은행 잎은 더욱 생생한화려한 빛으로 보였다.
9시 정각. 이윽고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모두들 내달리기 시작했는데 나는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다가 모두들 달려나기는 틈에 끼어 그저 덩달아 뛰었다.

언제나 나는 한 5km 정도 뛸때까지는 내가 달리고 있다는 실감을 못느낀다.
어느정도 뛰고 나서야 숨도 차고,힘들기 시작해서야만 내가 달리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깨닿게 된다.
초반 5km의 언덕 구간을아무 생각없이 부연 안개속으로 보이는 점차 짙어져 가는 화려한단품 숲을 바라보며 달렸다.

그런대로 상당한 높이의언덕을 넘어 8km쯤가니 탁트인 풍경이 나타났다.
저아래로조용한 의암댐이 보이고 댐을 이미 건너 마즌편 호반을 내달리는 수 많은 마라토너들이 보인다.
조용한 의암호 호숫가 길을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떼를 지어 달리니 이또한 장관이다.
호반에 비치는 삼악산 단풍이마치 강위에 떠있는 나룻배처럼 보이는작은붕어섬과 어울려 멋진 풍경을 연출해 낸다.

나는 그저 무념무상의 상태로 뛰었다.
10km, 20km,...
28km 춘첨 댐까지 가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 길이다.
점차 힘들어지면서 마음속으로 "걷지 말자" 되뇌이며 천천히 달렸다.
댐을 지나 30km, 35km,...
시간이 지나감과 더불어 달려온 거리도 점점 늘어났다.

35km부터는 지쳐서 힘이 하나도 없다. - 누구나 다 그럴테지만 -
그저 괴롭고 어서 이 일이 끝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심정으로 달린다.
댐에서 내려와 다시 춘천시내중심가를 를 가로 질러 달리는데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얼른 달리기를 멈추고 걷다가 괜찮아지면 다시 달리기를 반복하며 힘겨운 레이스를 했다.

이윽고시원하게 넓은 소양호가 보인다.
여기가 바로40k지점이다.
40km까지는 인간의 힘으로 달리는 것이고 나머지 2.195km는 신이 달리게 해 주는 것이란 말이있다.
바로 정신력으로 달린다는 말인데 나 역시 있는 힘을 다하여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남은 2.195km를 km당 약 6분10초 페이스로 주파하여 (14분06초)오늘의 42.195km숙제를 마무리 했다.

4시간 26분 57초.
별로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하여간 쥐가 나서 걸어간 구간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걷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이번이나에게는 일곱번째 춘천마라톤이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춘천마라톤은올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마라톤 아닌 어떤일을 매년 같은 시간에반복하더라도 할때마다 모두 다른 느낌일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말마따나 인간이란 죽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에우리가 힘들여 달리는 마라톤 역시 아름답고 의미가 있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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