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각양각색의 책이 있다. 공구(工具) 책, 과학 서적과 문학 서적, 그밖에 다이 니티(戴尼提: 1968 생, 감숙성 평량 출신,'천하의 재미있는 이상한 현상' 저자)의 기공사 같은 책도 있는데, 이런 책에는 각종 불가사의한 일의 연원에 관한 정보도 포함하고 있다. 나는 굳이 서적 명을 지적하고 싶지 않은데, 나의 입바른 소리를 용서한다면, 이런 책 중에는 정말 쓰레기 같은 책도 있다.
이런 책에 쓰여있는 여러 가지 기괴하고 이상한 일들을 작자는 한마디로 모두 진짜이며, 이것이 인체의 특이한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사람의 뇌 속에는 각양각색의 것들이 있는데, 믿을만한 지식도 들어있지 먼 믿을 수 없는 추측도 들어 있고, 완전히 망상에 빠진 것들도 들어있다. 이런 것들도 제각기 쓰이는 데가 있는데, 나는 이런 것들의 용처가 다음과 같다고 믿는다.
사리에 밝은 사람은 반드시 믿을만한 지식을 근본으로 삼고, 때때로 떠오르는 추측은, 만약 추측을 검증할 수 있다면, 지식의 영역을 확대하게 해준다. 결국, 그가 우연히 자기가 망상에 빠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야, 황당무계한 상상으로부터 깨우침을 얻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사람은 믿을 만한 것과 믿을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상상을 진짜로 믿지는 않는데 ---- 여기에는 예외가 있다.
내가 농촌에 가서 생산대에 들어갔던 그해, 나는 마을의 어떤 여자가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것을 보았다. 그녀 스스로 말하기를 귀신이 씌웠다고 했는데, 이게 바로 예외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여우 귀신이나 유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다.
내가 기껏 안다는 것은 그런 것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그래서 귀신에 씌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는 거짓이고, 믿을 수 없다고 말할 뿐이다.
만약 내가 귀신에 씌었다고 믿는다면, 그건 내가 믿을 수 없는 일을 믿었다는 것이 되고, 그러니 내가 히스테리를 일으켰다고 할 것이다.
당연히, 다른 해석도 있다. 그 여자 신상에 "초자연적인 인체 현상"이 생겼거나, 혹은 특이한 능력이 생겼다.(귀신이 씌웠을 때부터, 그 아주머니는 확실히 보통 사람과 달라졌다. 주로 표현에서 그녀는 감히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했다)
그녀가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귀신이 몸에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한다.
다자이(大寨: 산시 성에 있는 지명)에 적을 두고 공부할 때, 농촌 생활은 고되고, 재미도 없었다. 그런데 여자들 생활은 남자에 비해 훨씬 힘들었다.
거기서는 만약 자기가 여인이 아니라 여우라고 인정하면, 어쩌면 여러 가지로 유쾌해졌을 것이다. 나는 히스테리를 부린 여자를 매우 동정하지만, 그녀가 여우가 되고 싶어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말하든 이건 일종의 병적 상태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예를 알고 있다. 동창의 부친이 암에 걸려, 이미 말기에 이르렀다. 먹고 마시는 것이 모두 불가능했고, 벌써 정맥이 모두 딱딱해졌다.
임종 무렵이 되자, 갑자기 이 노인이 천장을 가리키며 "저기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비방이 있으니, 병을 치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만약 그 처방을 찾아서, 그의 병을 치료했다면, 당연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임종의 고통이 노인에게 특이한 능력을 불러와 천장 도배지를 뚫고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그 비방을 보게 한 것이라고.
천장 종이를 뜯어내었으나, 불행히도 찾지 못했다. 후에, 노인은 결국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동창이 나에게 이 일을 말하자 나는 눈물을 머금고 그에게 설명했다.
"너희 아버님은 임종의 고통 속에서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신 거고, 게다가 그게 진짜라고 믿으신 거야."
한 사람의 마음속에 믿을 수 있는 것과 믿을 수 없는 것의 한계가 사라지기도 하는데, 나는 많은 경우 생활 속의 커다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람은 맹목적으로 믿기 쉽고, 게다가 무엇이라도 믿어버린다. 말리노프스키(1884~1942:영국 인류학자)는 이런 현상을 무술(巫术: 굿)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원인은 사람을 동정하게 할지라도, 이성을 포기한다는 것은 언제나 나약한 행동이다. 나는 여전히 인체의 특이한 능력은 믿을 수 없는 일로 생각하는데, 그걸 믿게 하려면, 반드시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남의 말은 하기 쉽다"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비유해서 말하면, 가령, 나를 암에 걸리게 하고, 누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그가 염력을 발휘하면, 나를 구할 수 있을 텐데."
다시 비유해서, 가령, 내가 유태인이어서, 아우슈비츠에 갇혀 있을 때, 어떤 사람이 말하는 것이다. "그가 염력을 이용해서, 히틀러 생각을 바꾸게 하여, 우리 모두를 놓아주게 하면, 나는 그를 믿을 뿐 아니라 내가 가진 모든 재물(만약에 내가 믿는다면)을 그에게 바쳐서, 그의 힘이 작동하게 할 것이다."
나는 현재 장년이고, 처지도 괜찮은 편이어서, 자연스럽게 과학과 예술의 정도를 따르고, 사색과 작업을 통해 성취를 바라게 되었다.
상황이 바뀌면 변화가 생긴다. 노년이 되어, 병에 시달리거나 빈곤해지게 되면, 나는 어쩌면 세상에는 다른 기묘한 법문(法文: 학문이나 수행의 방법)들이 있어, 바람과 비를 부르게 할 수 있고, 죽은 사람도 되살린다는 것을 믿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일이 일어나는 데는 언제나 그 원인이 있다는 믿음에 대하여, 관용적인 태도를 마음에 품고 있다. 오직, 사람이 관용을 베풀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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