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펑도 매번 엄숙할 수만은 없었다.
크게 중요하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회의 같은 경우에 그는 회의 시작 전에 그자리에서 웃기는 얘기를 생각해내어 모두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어떤 영서 사투리가 비교적 심한 지도자를 뚫어지게 보면서 말했다.
"서둘지마, 서둘지 말라구. 지금 현재 우~~(오)분이니, 아직 선~~(삼)분이나 남아있어."
왜냐하면 영서에서는 개별 글자의 사투리 억양을 특히 길게 끌었고 그는 일부러 연습을 해서 흉내내었다.
모두들 이런 우스운 소리를 갑자기 들으면 신체 각부분의 근육에서 긴장이 풀어지게 되어있다.
하지만 오능 그는 거의 어떤 유머도 꺼낼 태세가 아니었다.
보아하니, 그는 확실히 어떤 사람에 대해 불만이 있거나 그렇지 않다면 회의 내용이 보통 평범한 것이 아닌듯 했다.
이런 분위기는 조금만 살펴 보아도 금새 알수 있던터라 회의에 온 몇몇 지도자는 팽팽히 긴장하였고 한사코 긴장을 풀지 않았다.
"사람들이 다 왔으니 회의 시작합시다. 우리가 기껏 몇명 되지도 않는데..."
홍씨펑은 자기 마음대로 회의를 시작했는데 마치 자기가 거울 속의 자신에 대해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 이 회의는 기위와 공안이 만나는 자리요.
두 조직에서 주요 지도자가 모두 오셨는데, 내가 염려하던 몇가지, 공안청 일을 여러분 모두 앉아서 상의해주시기 바라오.
하급 부서는어떻지? 공안청 동지들이 먼저 말해 보시오."
"라오리(老历)가 말씀하시죠." 차펑강은 말을 하면서 눈으로는 시종 홍씨펑의 안색을 살폈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먼저 보고 부터 하겠습니다." 라오리는 영서 사투리가 심했다.
"홍서기님의 지시에 따라, 우리 공안청 기위에서는 스비졔의 투신 자살 사건의 문제점에 대하여 기초적인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조사의 포인트는 그의 가족부터 마약 단속부대 간부 경찰까지 확대하여 광범의한 조사를 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고려할 것이 많았습니다만, 저와 처펓강 부청장이 개인적으로 의논하기를, 산 사람이 죽은 사람 일을 따지면 안되지 않나 했습니다.
비록 스비졔에게 무슨 문제가 있더라도 사람이 이미 죽어 재가 되었으니 이미 속죄한거나 다름 없으니까요.
하지만 홍서기님의 결심이 워낙..."
"당신 내가 성질이 고약해서 죽은 사람까지 조사를 시킨다고 비판하는거요?"
홍씨펑이 돌연 라오리의 말을 끊고 거침없이 말에 끼어들었다.
"기왕 죽은 사람이니 당연히 조사할 필요가 없고, 우리가 죽은 사람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건데, 결국 산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만 조사해야 한다는거로군.
스비졔가 투신한지 얼마 안되어 내가 투고를 받은게 있는데, 이 사람이 문제가 적지 않다는거요. 어쩌면 다른 사람을 헐뜻는 건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절대 우울증같이 간단한게 아니오. 그래서 내가 당신들에게 조사해 보라고 한것이고, 이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오."
라오리를 보니 정신이 빠진듯 올려다 보았고, 홍씨펑은 턱을 높이 들고 말했다. "계속 하시오!"
"네, 네, 네, 정말 매우 필요한거구요."
라오리는 평소 공안청에서 강연할때는 결코 말을 더듬지 않았지만, 오늘은 한글자를 두세 음절로나누어 발음했다.
"스비졔 가족들의 반응은 홍서기님이 일차로 공안청 대회의에서 강연 하신 후부터, 심한 우울증에 걸려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리며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답니다.
가족들이 그를 데리고 병원에 여러번 가서 안정제를 처방받아 먹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의 불면증은 계속 끊임없이 지속되었고, 결국 투신자살했다고 합니다.
마약 단속부대 동료들은 모두들 일반적인 반응은 스비졔는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직업의식이 투철했다고 합니다.
몇몇 내막을 잘 아는 사람은 그와 별명이 백사(白蛇 - 흰 뱀)라고 불리는 여자와의 관계는 비정상이었다고 합니다.
백사는 마약 밀매 혐의로 구속되었는데 스비졔가 재빨리 직접 수사에 개입하여 바로 석방시켰다고 합니다.
그들이 말하기로는 최근 두해 동안 영서성 마약범죄가 창궐했는데, 분명히 스비졔가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법을 무시한것과 관련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의 말은 믿을만 한가요?" 위진핑은 이일은 분명히 다른 증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뢰도는 비교적 높습니다." 라오리가 이말을 할때는 전혀 더듬지 않았는데 그 까닭은 위진핑이 물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