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여인<原題:풍유비둔(丰乳肥臀):莫言> 13장 (4/10)
"그 똥오줌 전쟁은 공정하게 말해서, 너희들 증조부와 쓰마다야 네들이 이간 거야. 만약 그들이 사전에 알고 있던 정보가 정확한지 알아보기만 했어도 말이야" 모친이 말했다..
일을 그르치고 난 다음, 호랑이대에서 살아 나온 대원들이 제기한 일차, 반 공개 반 비밀 조사는 그로부터 반년 후에 있었다.
천백 명을 방문하고 나서 명확해진 것은 이렇다.
제일 처음 독일인이 무릎이 없고, 똥이 묻으면 반드시 죽는다는 허위 정보를 가져온 사람은 뜻밖에 호랑이대의 정식 대장인 쓰마다야 본인이었다.
그리고 그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그와 맹인 여자 사이의 소생인 바람기를 많은 아들, 쓰마옹이었다.
조사자가 쓰마옹을 기녀의 이불속에서 끌어내어, 정보의 출처를 말하게 한 결과, 유곽 기녀인 일품홍(一品紅)에게 들은 것 같다고 했다.
조사자가 일품홍을 찾아가 다그쳐 물어보니, 그녀는 펄쩍 뛰며 말했다. "내가 접대한 독일 철로건설 측량기사들과 그들이 데려온 병사들은 모두 굵고 튼튼한 무릎을 가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내 허벅지가 다 헐었는데 내 입에서 그런 거짓말이 어찌 나올 수 있겠어요?"
단서 조사는 이렇게 끝났고, 살아남은 호랑이대 대원들은 각자 자기 직업으로 돌아갔다. 고기 잡던 사람은 고기를 잡으러 갔고, 농사짓던 사람은 농사를 지으러 갔다..
모친은 말했다. 그녀의 큰 고모부 위다바장은 그 당시 혈기 방장한 청년이었고, 비록 호랑이대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똥오줌 전쟁에는 참가해서 막대기에 매단 똥통을 졌다고 했다.
그는 말했다. 독일인들이 다리를 건널 때, 쓰마다야는 그들에게 사제 총을 쏘았고, 상관토우는 새총을 쏘았다. 총을 쏜 다음, 그들은 대를 인솔하여 큰 모래 언덕으로 철수했다.
독일인들은 머리에 오색조 털이 한들한들하는 장식이 달린 검은 모자를 썼고, 윗도리는 구리를 박은 단추가 달린 녹색윗옷을 입었으며, 아랫도리는 새하얀 착 달라붙는 바지를 입었다. 그들의 다리는 가늘고 길었으며, 뛸 때 구부리지 않았기 때문에 무릎이 없는 것 같이 보였다.
큰 모래언덕에 도착하자, 호랑이대는 대열을 짓고 욕을 했다. 욕은 한 세트 한 세트씩 운율이 딱딱 맞게 했는데, 이 욕이란 마을 사숙 선생 쩐통야오(阵腾蛟)가 나름 엮은 것이었다.
호랑이대의 열을 지은 욕 대형에 대해, 독일 놈들은 일열로 서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앗, 독일인들이 무릎이 없어 다리를 구부릴 수 없는 게 아니지 않은가?" 큰 고모부는 답답했다.
모친이 말했다. "그가 적당한 이유를 생각해 내기를 기다려주지 않고, 독일인들의 총구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바로 일제 사격 소리가 들렸고, 호랑이대에서 몇 명의 큰 소리로 욕하던 대원들이 땅에 고 꾸리 지며 몸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쓰마다야는 정세가 불리한 것을 보고, 급히 명령을 내렸다.
"죽은 시체를 들고 모래언덕으로 철수하라! 흐르는 부드러운 모래에 그들의 다리를 빠뜨려서 독일인들이 무릎 문제를 고민하게 만들어라!"
독일인들은 우리를 추격해 왔다. 그들이 모래 속을 달려오는 동작은 호랑이대의 굼뜬 행동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또한 그들의 큰 무릎이 홀쭉한 바지 속에서 운동하는 것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대원들은 너무 놀라서 어쩔 줄 몰라했다.
쓰마다야도 잔뜩 긴장해서 가까스로 버티며 말했다.
"괜찮아. 형제들아. 그들을 모래에 빠뜨려 죽이지 못했다 해도 우린 아직 두 번째 수가 있다."
"이 말을 하는데 독일인들이 모래언덕에 나타나자, 그들은 홰나무 숲 속으로 들어갔고, 너희들 증조부가 크게 소리쳤지. "잡아 다녀라!"
수십 명의 호랑이대원들이 모래 속에 파묻어놓았던 밧줄을 잡아 다니자 홰나무 위에 걸어놓았던, 빨갛고 하얀 홰나무 꽃에 감추어 놓았던 똥 오줌통이 잇달아 기울여지면서 정면으로 쏟아져 독일 병사들 몸을 적셨다.
몇 개의 단단히 비 끌어 매지 않았던 똥통은 나무에서 그대로 떨어져서 독일인 머리를 그대로 찍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한 명이 맞아 죽었다.
독일인들은 입을 일그러트리며 끊임없이 고함을 지르며, 총을 끌고 어지러 히 달아났다.
우리 큰 고모부가 말했다. 만일 이때 호랑이대가 승세를 타 고추 격했다면, 맹호가 이리 떼에 들어간 것처럼, 팔십여 독일 놈들은 하나도 살아남지 옷 했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호랑이 대원들이 기껏 박수나 치고 좋아하면서 큰소리로 깔깔 웃는 바람에, 독일 놈들은 강변으로 뺑소니쳤고, 독일 놈들은 강에 뛰어 들어가 몸에 뭍은 똥오줌을 씻었다.
호랑이대원들은 그들이 구토하며 죽기를 기다렸으나 그들은 깨끗이 똥오줌을 씻은 후, 총을 들고 일제 사격을 했다.
그때 총탄 하나가 하필 쓰마다야의 입으로 들어가 두개골을 뚫고 나왔다. 그는 찍 소리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독일인들은 가오미 동북향에 불을 질러 농작물을 깡그리 태워버렸다.
원세계는 여기 더해 군사를 보내, 너희들 증조부 상관토우를 생포했다. 그들은 한 사람을 죽여 백사람을 경계시킨다고, 마을 한가운데
있는 큰 버드나무 아래에서 너희 증조부에게 사람들이 제일 겁내는 혹형(酷刑)을 가했다.
그건 맨발로 뜨거운 쇠 번철을 걷게 하는 형이었다.
형을 집행하던 날, 가오미 동북향 전체가 술렁거렸고, 혹형을 둘러싸고 구경한 사람이 천명도 넘었다.
우리 큰고모도 그날의 정경을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그녀가 말하기를 관가에서 먼저 18면의 번철을 돌로 지탱시켜 놓고, 번철 아래 끼워놓은 장작에 불을 붙여, 18면의 번철이 빨갛게 달아오르게 가열했다.
그런 다음, 망나니(刽子手)가 너희 증조부를 끌고 와서, 번철 위를 맨발로 걸어가게 했다. 그의 발에서 누르스름한 연기가 피워 올랐고, 그 냄새가 코를 찔러서 우리 큰고모는 며칠 동안 의식이 없었다.
우리 큰고모가 말하기를 상관토우는 진정 부끄럽지 않은 대장장이였고, 강철 근육의 강골이었는데, 그런 혹형을 받다 보니, 그 역시 울부짖었다..
하지만 단 한마디도 용서를 비는 말을 하지 않았고, 번철 위를 두 번 오갔다. 발은 이미 발 모양이 다 없어졌고....
나중에 관가에서 그를 죽여, 목을 잘라서 제남부(济南:산동성의 성도)로 가져가 전시했다.
"형님, 대충 다 됐어요."
오소리 기름으로 쓰마쿠의 화상을 치료해 주겠다는 대원이 쓰마쿠에게 말했다."동트기 전에 기차가 올 겁니다."
다리 아래에는 여기저기 열몇 개의 잘라낸 강철 대들보가 나뒹굴고 있었고, 다리 위에서는 아직도 파랗고 하얀 불꽃이 반짝이고 있었다.
"개새끼들" 쓰마쿠가 말했다. "벌써 다했다고? 너 기차가 다리를 눌러서 내려앉힐거라는 걸 보증할 수 있어?"
"아이고 형님. 더 이상 잘랐다간 기차가 오지도 않았는데 무너지겠어요!"
"그럼 좋다. 강기사, 강기사. 내려와라." 쓰마쿠가 소리쳤다.
"너희들" 그는 여러 대원을 불렀다. "저 두 사람의 장한 사나이들이 내려오면 그들에게 각자 소주 한 병씩 상으로 주어라."
파란 불꽃이 꺼졌다.
대원들은 강기사와 그의 조수를 썰매 위로 안아 내렸다.
동트기 전 어둠 속, 바람은 잔잔해졌으나 강추위는 더욱 심해져서 골수까지 파고들었다.
몽고말이 끄는 썰매는 캄캄한 가운데 더듬거리며 빙판 위를 달렸다. 약 2리(중국 ㅣ里는 500미터) 정도 벗어났을 때, 쓰마쿠가 정지를 명령했다.
"한밤중에 고생했는데, 기다렸다 소동 나는 거 보고 가야 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