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여인<原題:풍유비둔(丰乳肥臀):莫言>

대륙의 여인<原題:풍유비둔(丰乳肥臀):莫言>의 번역을 시작하면서.

traveler-kim 2024. 11. 3. 13:30

 

 

2024년 10월, 贾平凹의 소설 暂坐의 번역을 마쳤는데, 번역하는데 꼬박 11개월이 걸렸다.

새로운 번역은 무얼 할까, 찾다가, 2012, 최초의 중국 국적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의 대표작 풍유비둔(丰乳肥臀: 풍만한 젖가슴과 살찐 엉덩이)을 번역하기로 했다.

이 책은 1995년 모옌이 발표한 작품으로, 제목만 보면 약간 외설스러울 거라는 선입견을 가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청 나라 말기 항일전쟁부터 문화 대혁명, 개혁 개방에 이르는 거의 백 년에 걸친 장구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가족사이며, 작가는 이를 통해 모성의 위대함을 그렸다고 한다.

모옌의 글은 현실과 환상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다고 하는데, 처음 그의 글을 접하는 나로서는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나는 제목을 "대륙(大陸)의 여인"으노 바꾸어 번역하려고 한다.

모옌은 모친 별세후 83일 만에 이 작품을 탈고했다고 하며, '하늘에 계신 모친의 영혼에게 이 책을 바친다'라고 본문에 썼다.

그렇다고 이 책이 모옌의 자전적 소설은 물론 아니다.

그는 그의 모친과 당시 여인들의 경험담을 듣고 이야기를 엮어 나감으로 중국 역사와 당시 사회의 모습, 지나간 시대의 사실들을 재현시켰다고 한다.

그는 1997년 이 작품으로, 紅河 문학상을 수상하여 거액의 상금을 받기도 했지만, 후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산당 반대, 변태 성욕을 이유로 禁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우리말 번역은 2004년 9월 박명애 교수가  번역하여,풍유비둔이란 제목의 1,2,3권의 책으로 랜덤코리아 하우스에서 출판했는데 현재 절판되었다. 추측컨대 이 책이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이전에 출판되었으니 크게 대중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을 것 같다.

작자인 모옌을 간단히 소개하면,

1955년 2월 17일  산동성 고밀현에서 농부의 아들로 출생.

본명은 관모예(管谟业)이고, 모옌(莫言)은 필명인데 직역하면 "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 대혁명이 일어나 학업을 포기하고 농촌 생활을 하다가, 18세 때 정유공장 노동자로 일했다.

21세에 인민해방군에 장교로 입대,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봄 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데뷔했고, 1987년 발표한 "홍가오량 가족"은 "붉은 수수 밭"이란 영화로 제작되어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책은 542천 字, 621페이지에 달하는 대작으로 완역하는데 적어도 2년은 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