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대로 산 돼지

이은하의 <중국인의 성애(性愛)와 혼인> : 2/2 (完)

traveler-kim 2023. 10. 10. 06:18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은 다른 점이 있다.

사회과학의 연구 대상은 바로 인류 사회이며, 모두들  거기에서 살아간다. 사회과학연구는 자연과학같이 오직 소수의 전문가만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고, 사람마다 모두 참여할 자격이 있다.

사람의 사람에 대한 인식은 편견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자기중심이라든지, 문화 중심주의 등등이다.

우리나라 사회학은 현대 인류학의 원조 마린로프스키에게서 계승되었다. 그의 생존 당시를 회상하면, 그는 '서재에서 나와 아득히 먼 구석진 곳으로 가라. 주류 문화권의 범위에서 벗어나라'라고 제창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넓은 포부를 나타낸 것이다.

인류는 하나의 총체이며, 모든 사람이나, 대다수의 사람과 인류 전체는   같지 않다. 우리가 아는 것은 흔히 우리들이 속해있는 문화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것이 인류 전체인 줄 안다. 이런 인식은 불완전하다.

맹자는 당시에 말했다.

"양주(위나라 사상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해치거나,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에 반대하였음)가 자기에게 이롭게 해야 된다는 것에는 군주가 없고, 묵자의 겸애(兼愛)에는 아비가 없다. 군주도 없고 아비도 없다면, 짐승이 아닌가!"

이런 생각은 어떤 사람을 사람이 아닌 동물로 보는 것이니 정말 공정 타당함을 잃은 것이다.

이은하 박사는 책에서, 성애(性愛), 혼인 등의 방면에 대하여 비주류 문화에 속한 사람들을 상당히 중시했다. 예를 들어 자연히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 동성애자, 독신자, 이혼자 등을 모두 따로 장(章)을 만들어 기술하였다. 이것은 절대 호기심을 찾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앞에 열거한 사람의 생각에 동의를 표시하려고 그런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회학 인류학의 일관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운화 가운데는 소위 자기에 비추어 남을 추측한다는 이론이 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마치 하나의 문화밖에 없고, 모든 사람은 한 가지 행위 방식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다른 수준 낮은 문화는 언제나 존재했다. 다만 우리들이 계속 이것을 보면서도 보이지 않았던 것에 불과하다.

나는 언제나 실증적 연구에 대해 참지 못하고 옹호했는데, 그건 사실 쓸데없는 일이었다. 신문 잡지에서 어느 사람이 아이를 낳지 않는 문화를 비난하는 글을 보면 제창하기 적당치 않다.

이 박사가 동성애 문화를 말하는데, 어떤 사람이 그녀가 동성애를 제창한다고 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사회학에서 동성애 문화를 연구하는 것은, 오직 그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문화란, 존재의 논역(论域)에 속해 있으며, 제창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실증으로 과학을 연구하는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일이었다.

동성애가 제창할만하든 아니든, 분명 그것은 존재하는데, 그것은 누군가 동성애를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제창할 만한 것만을 연구한다면, 아마 우리가 연구하는 일은 대부분 허망해질 것이며, 눈앞에서 발생한 일도 태반은 알지 못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동성애에 그치지 않는다.

배필을 고르는 기준, 낭만 사랑, 혼인으로 잃는 것, 사춘기의 연애 등의 제목은 훨씬 넓은 범위의 사람들과 관계된다.

작자의 혼인 성애 방면의 각종 관념, 각종 저급 문화에 대한 연구는 이들을 모두 중요시한 결과이다. 또한 작자는 독자들이 자기가 갖고 있는 관념을 버리고, 자기가 속해있는 문화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관념과 문화를 이해해 주기를 희망하였다.

바로 이것을 사회학, 인류학이 사회에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