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대로 산 돼지

고문 사회학(拷问社会学) 1/3

traveler-kim 2023. 5. 28. 16:39

 

이은하(李銀河) 교수는 최근, 여성의 감정과 성(性)에 대한 연구를 완성하고,  < 중국 사회학 계간 >에 논문을 발표했으며, 현재 전문서적 출판 과정을 밟고 있다. 그녀는 이 연구에서 설문 조사나 통계분석방법을 채택하지 않고, 문화 인류학 방담(访谈: 방문 취재)이라는 조사 방법을 채택했다.----  비록 이것이 이번 연구에  유일한 특징은 아니지만, 한번 말할 필요는 있다.

옆에서 보기에, 이은하교수의 이런 조사 방법은 신비한 색깔은 조금 모자란다 ----  기꺼이 방담을 해주려는 사람을 찾고 나서, 우선 이들을 어떻게 만날 것인가 결정해야 하며, 그녀가 찾아가든, 사람을 오라 하든 해야 한다.

전화로 약속을 잡은 다음, 첫발이 떼어진다.

만약 그녀가 가는 경우, 핸드백을 들고 나서는데, 핸드백에는 노트 한 권과 볼펜 몇 자루가 들어있다. 그녀는 통상 사람들로 붐비는 버스를 타고 간다. ----  낯선 사람을 만나니 화장을 해야 그녀의 정중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지만,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가노라면 다른 사람이 화장을 했는지 안 했는지 분간을 못할 것이다.

베이징에서 치장도 제일 안 하고, 아무 옷이나 입은 여사는 대충 여교수  아니면 여 박사일 것이다. 화장을 한 여박사든, 화장을 안한 여박사든, 그 때문에 접대부처럼 보일 리는 없다. ---- 이렇게 그녀는 수많은 사람을 방문했다. 이로써 사람들은 무슨 박사든, 교수든 보통 사람들과 똑같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만약, 사람이  오는 경우, 상대방은 그녀가 사는 관사 건물로 들어와, 먼지가 풀풀 날리는 복도를 지나와야 한다. 그녀가 사는 집에는 보통 인텔리의 집과 똑같이, 어지럽게 서적과 종이들이 쌓여있다.

그녀는 손님에게 간단한 차를 내어주고, 방담을 시작한다.

방담을 마치고 났을 때가 만약 식사 시간이라면, 스스럼없이 손님에게 밥을 같이 먹자고 청한다. 모든 것이 월급쟁이 계층의 인사가 친구를 접대할 때 하는 것과 똑같다.

그녀는 손님에게 "택시 영수증"을 달라고 해서 결제해 준 적이 없다. 손님도 이런 요구를 하지 않는데, 그녀가 택시 값을 지불해 줄 사람같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녀 집에 왔지만, 그녀는 그런 것이 하나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날, 어떤 조사 대상(이 친구는 남성이었고, 다른 조사팀에 속했다)이 흥분해서 말했다."이 교수님, 이러시면 안 돼요! 모르는 사람을 집에 오라고 하다니."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무슨 잘 못된 것은 없었다. 다시 말해서, 다른 마땅히 약속할 만한 곳이 없었다.

이런 중국 특유의 인류학 연구 방법을 제외하고, 다른 방법을 쓸 수도 있다. ---- 예를 들어서, 계층별 추출 법을 써서 설문 조사를 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필수적으로 정부기관이 협조해 주어야 하고, 거기에 더하여 한 대학의 사회학과가 일을 진행시켜야 한다.

만약 연구 대상이 한 개의 중간 규모의 도시라면, 우선 해당 도시에서 일정 수의 주민센터를 추출한 다음, 일정 수의 주민 위원회를 추출해야 한다. 그런  다음, 다시 거주민 명단에서 피조사자 개인을 추출해야 한다. 한 가지 소홀히 하면 안 되는 일은 연구의 필요에 근거하여 특별히 어떤 직업, 어떤 연령의 사람들이 반드시 일정한 수를 점해야 한다.

전문 용어로 말해서, 연구 가설에서 규정한 각가지 견본은 모두 견본 양을 갖추어야 한다.

조사를 제대로 끝내려면, 기본적 통계와  인구 세서 스 결과를 대조하여, 이번 조사의 대표성 유무를 따져보아야 한다. 이런 것들을 완료해야, 모델로서의 과학성을 갖추게 된다.

모든 사회학 교과서는 이런 틀의 방법으로 쓰였다. 하지만 외국의 교과서에는 동사무소, 주민 위원회, 거주민 명단 같은 것을 기록하지 않고, 오직 간단한, 이용한 전화 리스트나 교회당의 인구 기록만 언급한다.

그 밖의 일은, 외국의 모든 사회학 책은 모두, 어떻게 연구 경비를 조달하였는지, 어떻게 정부 기구의 협조를 얻었는지를 언급하지 않지만 숙달된 사회학자는 스스로 방법을 생각해 내어, 조사를 역시 시행시킬 수 있다.

중국에서는 많은 수의 조사원(대학 재학생)을 주민 위원회 간부가 인도하여 각 가정으로  간다. 만일 설문에 개인의 사생활에 미치는 것이 있으면, 주민 위원회 간부가 절대  필요하다. 뽑힌 피조사자 가운데 회답을 거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하에서는 혈기 방장한 대학생과 따뜻한 표정을 하고 있던 피조사자가 싸움을 할 수 있는데, 피조사자가 첨예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가 뭔데 그런 걸 나한테 물어? 내가 왜 그런 것까지 대답해야 해?"  대학생은 답을 할 수 없다 보니, 불손한 말이 튀어나오게 된다.

하지만  주민 위원회 간부가 제때 현장에 있다면, 피조사자를 한쪽으로 데리고 가서 그에게 얼마간의 교육과 설득을 한다. 그리고 나면, 피조사자는 노기를 억누르고 돌아와이런 예민한 문제들에 회답을 하게 된다.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런 조사의 장면은 필자의 상상이 아니라 내가 사회학 연구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어, 알게 된 사실이다.

나는 언제나, 만약 조사 대상자가 내키지 않는 상황하에 있다면, 설문지에 채워 놓은 것은 과학성이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