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대로 산 돼지

미신과 불가사의한 이야기책 (迷信与邪门书) (完)

traveler-kim 2023. 3. 29. 06:33

농촌에 가면 귀신이 씌운 사람을 여전히 볼 수 있다. 바로 무당과 박수무당(남자 무당)이다.

나는 그들이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게 아니라, 신들린 척, 해서 사람을 속여 재물을 가로채는 거라고 여겼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이 불행한 일을 당하면, 미신을 믿게 되니, 그들은 불난 집에서 도둑질이나 하는 악당들로 생각했다.

전반적으로 말해서, 나는 그들을 지칭할 한마디 말을 알고 있다. 바로 "인간쓰레기(人渣)"다.

각종 불가사의한 이야기책의 저자들은 당연히 인간쓰레기보다는 조금 낫다. 하지만 양심대로 말하자면, 나는 무엇이 더 나은지는 모르겠다.

나는 인텔리의 도덕 기준은 당연히 신의 성실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인텔 시마저 사기를 친다면, 모두들 누구를 믿어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인텔리 중에서도 어떤 사람은 불가사의하고 왜곡된 것을 믿는다. 이런 걸 보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과(理科) 전공 인텔리는 절대 자기의 영역에서 생각 없이 함부로 하지 함부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신의 성실 방면에서 성적이 매우 좋다.

또 문학 사학(史学) 학자들도 감히 사료를 거짓으로 꾸미거나, 문헌을 날조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기능이 있다고 해서 꼭 과학에 자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 과학의 자질이 있다고 해서 꼭 과학적 품격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과학자도 흐리멍덩해질 수 있다.

당연히, 나는 그들이 속았나고 생각한다.

늙음, 질병과 빈곤은 과학자들을 괴롭힌다. 이것 외에도, 과학자는 오직 무엇이 진짜인지는 알지만, 무엇이 가짜인지는 모른다. 더욱 남에게 속임수 쓰는 법을 모른다. 그래서 남에게 속기 쉬운 것이다.

소설가는 매우 특별한 예에 속한다. 그들은 이야기를 창작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데, 무엇이 진짜인지도 알고, 무엇이 가짜인지는 더더욱 잘 안다.

나 스스로가 소설가로서, 나에게 진짜 일어난 일만 선서하고 쓰라고 하면 나는 절대 그렇게 못한다. 하지만 내가 아무렇게나 나오는 말로 사람들을 속이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이야기를 창작하는 것는 독자들도 창작한 것이라는 걸 안다.

나는 언제나 소설 쓰는 것은 사업이고, 하나의 떳떳한 노동이며 남을 속이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만약 내가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해서 사기를 친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온갖 멸시를 다 받을 행실일 것이다.

하지만, 단지 소설가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는 것도, 나는 절대 믿지 않는다.

허구는 문학의 길이기 때문에, 그리스의 호머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좋은 명성을 지니고 있다.

나는 인텔리는 당연히 자존감을 갖고 직업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당당한 신사이며, 고상한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모든 인텔리는 자기와 자기의 일을 이렇게 판단해야 하고, 여기에 소설가 역시 예외가 아니다.

현재 거리에 나와있는 어떤 누가 이따위 상각을 했는지 의문스럽다.. 나는 비열한 소인이며, 추잡한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는 것 같다. 만약 이런 일들이 정말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소."

최근, 일군의 과학자들이, 여러 가지 가짜 과학을 경고하는 요구에 서명했다. 이는 매우 시기적절한 것이다. < 노잔유기(청대 장편 풍자 소설) >에서 말하기를, 중국에는 "북권 남혁(北拳南革)"의 두 가지 재앙이 있다고 했다.

당연히 "남혁"이란 혁명가를 멸시하는 표현이지만, "북권"은 확실히 중국의 커다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폐해이다.

중국인 ---- 특히 사회적 하층 ----에게는 미신의 전통이 있다.

사회가 동요할 때, 생활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그럴 때 사람들은 미신을 갈망하게 된다. 이때 어떤 사람이 나타나, 귀신 농간을 부리면, 갑자기 "와" 하고 집단행동을 하게 되고, 큰 재난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유행성 미신의 원인은 두렵기 때문이며, 이때 군중은 설득도 할 수 없게 변한다.

이것이 중국 문화 전통 가운데 가장 깊이 숨어있는 감춰진 병이다.

과학을 선전하고, 이성(理性)을 숭상하면, 감춰진 병을 억제시킬 수 있지만, 여러 가지 믿을 수 없는 것들을 널리 퍼뜨리면, 이 병을 촉발시키게 된다.

작가들은 당연히 사회적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얼마간의 원고료에 매달려 인간에게 화를 불러오는 일을 하면 안 된다.

※1997년 12월 중화독서보애 게재.

※ 중국에는 의화단사건, 태평천국의 난 등, 역사적으로 미신에 근거한 민중봉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