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대로 산 돼지

배 속의 전쟁 (肚子里的战争) 2/2 (完)

traveler-kim 2023. 2. 21. 16:39

나는 병원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났다.

그는 맹장염에 걸려 병원에 왔다. 의사는 그에게 수술을 권유했지만  나는 그에게 절대 수술하지 말라고 권했다 ---- 만약 수술이 불가피하다면, 내가 그의 배를 가르게 해줄 것을 요구하라고 했다. 나는 비록 의학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한 시간 의술 연수를 받았고, 생산대에서 수동 전화기도 고친 적이 있었다. 이 두 가지를 했다고 해서 어찌 병원의 의사들보다 잘한다고 할 수 있으랴! 그는 역시 다른 사람에게 수술을 맡겼다.

중요한 것은 그 다른 사람이, 전쟁을 하면서 전쟁을 배워야 하는 사람인데 어찌 못하겠다고 했겠는가?

역시 그는 재수가 없었던지, 친구의 배를 열고, 세  시간을 찾았어도 맹장을 찾아내지 못했다. 다급했던 집도의는 그의 창자를 모두 들어내고, 위에서 아래까지, 샅샅이 뒤졌다.

어렸을 때, 우리 집 근처에 작은 밥집이 있었는데, 간 볶음, 내장 볶을 팔았다. 새벽 무렵, 주방장이 문밖에서 돼지 대장을 씻었는데, 지금 이 광경과 똑같았다.

순식간에 하늘은 점 첨 어두워졌고, 다른 사람들도 찾는 데 끼어 들어,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같이 찾기 시작해했다.

내 친구는 사람들이 뒤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 하얀 천으로 된 수술 가리개를 걷어 올렸는데, 찾는 데 도움이 되라고 그런 것이다.

드디어, 태양이 서산으로 떨어지기 직전, 찾아냈고, 그것을 잘라내었다.

바로 하늘이 캄캄해졌다. 만약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날이 캄캄해져서 보이지 않게 되어, 배를 열어젖힌 채 하루를 보낼 뻔했다.

원래 나는 돼지 대장을 제일 좋아했는데, 그 수술을 보고 난 다음부터는 더 이상  먹고 싶지 않게 되었다.

그로부터, 근 30년이 지났는데, 별안간 입원했을 때 그 다른 사람이 수술하던 일이 떠올랐다. 중요한 것은 당시 사람들의 순박하고 천진함에는 감동받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정신이 나간 짓 같았다.

다시 30년이 지나간 다음, 오늘의 사람과 일어난 일들을  되돌아본다면, 어쩌면 역시 몇몇 사람이 정신이 나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이렇게 보면, 우리의 이성(理性)은 매 삼십 년을 격해서, 한번 질적 비약이 일어나는 것 같다 ---- 하지만 나는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틀리지 않나 의심한다.  이성이 이렇게 비약할 수 있다는 것은, 당초의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이성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나 같지 않을까?

그럼 삼십 년 전의 일을 말하겠다.

집도를 했던 아저씨가 새까만 큰 손으로, 살아있는 사람의 창자를 잡고, 위아래로 까뒤집을 때, 비록 자기는 전쟁을 배우는 중이라고 하겠지만, 나는 그가, 자신이 야단법석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믿지 않는다.

여기서 하나의 결론을 얻었다. 모든 인간이 황당한 일을 저지를 때, 전체 사회 환경에 원인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소동을 벌인 사람은 술 때문이라고 미친 제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자기가 법석을 떨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 멈추지 않았다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법석 떨면서 매우 유쾌해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진일보한 추론을 얻을 수 있다.

사회가 어떻든 상관없이, 개인은 자기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 에세이 작가로서, 추론을  모두 쓴다면, 나의 증오하는 마음이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없으니, 그만 여기서 멈추려고 한다.

입원했던 일을 나는 아직 다 쓰지 않았다.

나는 입원해 있으면서도, 간염이 조금도 호전되는 기미가 안 보이고 얼굴색이 점점 더 노래졌다.

내 친구는 수술을 받은 후, 칼 댄 자리가 계속 아물지 않았고, 사람이 점점 수척해갔다.

일이 이렇게 되자, 우리는 동행해서 북경으로 진찰을 받으러 가기로 했다.

나는 북경 병원에 가서 단번에 병이 나았지만, 친구는 병원에 입원해서 다시 한차례 수술을 받았다.

북경 의사가 말하기를, 먼젓번에 맹장을 자르고 나서, 창자를 꿰매놓지 않았기 때문에, 맹장을 떼낸 자리에 자루 같은 것이 생겨 수술 부위에 눌어붙었고, 창자 안에 있는 것들이 그곳을 따라 밖으로 뿜어 나와서 수술 부위가 늘 좋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말하기를, 밖으로 뿜어 나온 것이 천만다행이며, 배 안으로 뿜어 들어갔다면, 그대로 끝장났을 거라고 했다.

내 친구는 그게 무슨 행운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기껏 말한다는 말이, " 제기랄, 어쩐지 아무리 먹어도 배가 안 부르더니... 알고 보니 모두 새 버렸던 거야."

이 친구는 매우 호방한 사람이었다. 만약 이렇게 되지 않았더라면, 자기의 내장을 다른 사람이 전쟁을 배우는데 그냥 내 주었을 것이다.

 

 

* 1997년 제9기 < 삼련생활 주간 > 잡지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