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r-kim 2011. 12. 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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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 1월1일이 지나면 칭윈시에서도 "양회" (전국 인민대표회의, 중국인민 정치협상 회의)가 머지않아 규정대로 개최된다.

시 정부에서도 4개 팀이 "양회"를 준비하느라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중국의 특이한 정치 제도로서 기관 각부문의 정직, 부직들은 대부분 "양회"의 대표 혹은 위원으로서 일년에 한번 이 성대한 모임에 출석하게 된다.

칭윈에서 내로라하는 사람은 모두 "양회"가 개최되는 기간에 무슨 일을 해야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여성 대표 혹은 위원들은 이판에 어느 미용원,미용실이 기술이 뛰어난지를 진작부터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녀들로서는 자기들의 미모를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절대로 놓치려 하지 않았고 이런 회의에 출석 하면서 마치 결혼식에서의 신부라도 된것처럼 꾸몄다.

이때문에 피부 한끝이라도 철저히 다듬어서 희고 또 희게 만들었고, 머리칼 한올 한올 잘 빗어내려서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번 회의를 제일 걱정하는 사람은 당연히 지더칭(紀德淸) 이었다.

그는 원래 시 위원회 부서기 겸 시 인민대회 주임이었는데 연령과 직책 가짓수 문제로 반년전에 시 위원회 부서기 직을 물러났지만 여전히 인민대회 주임 직함은 유지하고 있었다.

시 위원회 부서기라는 이 명예로눈 월계관을 벗어 버린후 그는 자기의 직위의 가치가 형편없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했고 칭윈 간부들이 그를 보는 눈초리에서 열렬함이 적지 않게 사라졌다고 느꼈다.

 

넓은 시 청사 정원을 걸어가면서 어떤 때는 잘 나가던 당시의 호기롭던 걸음걸이를 상상하며 몇발작 걷다가도 이내 현재로 생각이 돌아오면 다시 풀이 죽어서 자연 발걸음도 느릿느릿해지곤 했다.

그는 자기가 나이가 확실히 많다고 생각했으며 걸음걸이도 빨리 내닿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훨씬 더 늙은 것이었다.

 

다른 많은 습관도 있었지만 그는 다른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말 한미디를 중하게 여겼으며, 또한 현재의 이러한 "적막한 가운데 넓고 편한 소매의 옷을 입고 월궁에서 살아가는 항아"같은 직책을 역시 좋아하지 않았다.

(중국 민속 이야기중 월궁(月宮)에 항아라는 선녀가 산다고 함) 

 

요즘들어 계속 생각해 보았는데 어떻게든 인민대회의 본연의 기능을 잘 발휘히게 하고,또 어떻게 하든지 인민대회 주임의 위치를 잘 발휘하여 일개 시위원회 부서기보다 더 큰 위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얼마전 성 에 일을 보러 갔다가 성 군구(軍區)에서 후방지원업무 부장을 맡고 있는 친구를 만나보았다.

이 자칭 "무부(武夫)"인 친구는 여전히 무골 끼를 보여주었는데 그의 한탄스런 얘기를 들어보고는 바로 그자리에서 "평론문장"을 발표하듯 말했다.

"너 인민대회 인민대회 주임은 정말 아무 힘도 없다며.

지금이 어떤 시대냐?

지금은 법치사회고 법에 따라 나라도 다스려지고, 법에 따라 모든게 집행되는 사회야.

너는 어찌 예날과 똑 같냐?

하루종일 박수만 치고, 거수기처럼 손만 번쩍번쩍 다고 될게 뭐가 있어?

너네 인민대회는 정부와 양원(법원,검찰원)을 감독하는데가 아니냐?

정말 감독을 하는 모양을 보여줘야해, 감독한다는게 얼마나 좋으냐?

절대 주눅 들지 말아야하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당당하게 해야되는거야!"